‘대폭 물갈이’의 표적이 된 TK 정치권
‘대폭 물갈이’의 표적이 된 TK 정치권
  • 승인 2020.01.23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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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소속 대구경북(TK) 현역 국회의원의 70%가 4·15 총선에서 공천 탈락될 전망이다. 그럴 경우 TK 현역 의원 19명 중 많아야 6명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거기다가 그저께 발표된 한국당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 명단에 TK 인사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TK가 한국 정치에서 변방으로 밀려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합당한 공천 심사 기준이 먼저 제시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그저께 한국당 혁신의 핵심은 공천이며 현역 국회의원을 50%까지 교체하겠다고 했다. 황 대표는 국민이 “이제는 됐다”고 말할 때까지 모든 것을 바꾸겠으며 특히 다가오는 총선에서 2040 젊은 정치인을 30%까지 공천해 젊은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한국당 김형오 공관위원장도 TK의원 물갈이 폭은 당에서 제시한 컷오프 33%, 현역 교체율 50%보다 높아질 수 있다며 70% 물갈이 전망을 부인하지 않았다.

더욱이 구성을 마친 공관위원회에 TK출신 인사가 한 명도 없을 뿐만 아니라 공선위원 모두가 기존의 한국당 주류와는 전혀 색깔이 다른 인사들이다. 지난해 11월 총선 불출마 선언과 ‘당 해체 수준의 쇄신’을 요구하며 황 대표 사퇴를 요구한 김세연 의원이 공선위원 8명에 포함됐다. 이명박 정부 때 ‘미스터 쓴 소리’로 불렸던 이석연 전 법제처장도 포함됐다. TK 정치권으로서는 그야말로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이게 됐다.

TK의원의 대폭 물갈이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할 명분은 없다. 보수를 대변하는 한국당을 와해시키고 정권을 뺏기게 한 큰 책임이 TK 정치권에 있기 때문이다. 친박이니 진박이니 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들에서 안주하며 기득권을 가장 많이 누린 세력이 TK 정치권이었다. 거기에다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서 보수 정치권을 박살내버린 주도세력도 TK 정치권이다. TK의원 70% 물갈이 주장이 자업자득이라 변명할 말이 없다.

그러나 TK가 보수 정치권에서 완전히 밀려나서는 안 된다. 보수의 거점이 TK인 만큼 그 정도의 정치적 지분은 TK에게 있어야 한다. TK의원이기 때문에 공천 배제하거나 다선의원이라고 무조건 밀어내서는 안 된다. 정치에는 ‘새 물’뿐 아니라 경험이 있는 원로 의원도 필요하다. 한국당 공관위는 탈락 의원들의 불평이 없도록 합당한 공천 기준을 제시해 누가 봐도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정치판 혁신을 이루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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