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주물업계, 납품거부 움직임
지역 주물업계, 납품거부 움직임
  • 강선일
  • 승인 2010.05.03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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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 상승...대기업과 단가 인상싸고 대립
치솟는 원자재가격 급등으로 채산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대구·경북지역 주물업계가 ‘납품 거부 및 조업 단축’이란 극단적 대응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의 잇딴 원자재 단가 인상과 납품 위탁업체의 납품단가 인상요구 외면이란 ‘샌드위치’ 형태의 경영상황이 한계점에 도달하면서다.

이런 분위기는 다른 업종도 마찬가지라 지역 주물업계를 시작으로 한 납품거부 사태가 전방위로 확산될 경우 가시적 회복세를 보이는 중소기업 및 지역경제에도 큰 타격이 우려된다.

3일 대구경북주물사업협동조합 및 중기중앙회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원자재가격 급등 여파로 인해 채산성 악화가 현실화되면서 납품 중소기업 전방위에 걸쳐 납품단가 인상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 및 위탁업체들의 반응 역시 ‘우리도 어렵다’며 맞대응에 나서는 형편이라 갈수록 갈등과 대립 양상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고령다산산업단지 일대의 50~60여개 대경주물협동조합 회원사의 경우 자동차부품·조선·공작 등 분과위별로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위탁업체의 납품단가 현실화를 수차례 논의·건의했지만, 반영되지 않아 ‘납품 거부 및 조업 단축’이란 극단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오는 6일 서울에서 대구경북을 비롯 부산과 경인지역 주물업체들이 모여 납품단가 현실화에 대한 전체회의를 가질 계획이라, 그 결과에 따라 2008년 3월에 발생했던 지역 주물업체들의 납품거부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도 높다.

주물의 경우 원료인 철스크랩 가격이 지난해 t당 34만9천원에서 지난 4월 현재 43만원으로 23%나 상승했지만, 제품가격은 101만6천원에서 108만원으로 6% 인상에 그쳐 업체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더욱이 지역 주물업계는 3~4차밴드의 영세업체가 많아 대기업에서 납품단가를 인상하더라도 1~2차 밴드의 인상분을 반영하고 나면, 사실상 반영분이 ‘제로(0)’에 불과한 상황이라 불만이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납품 중소업체들의 이런 상황은 주물업계뿐만 아니라 캔이나 통조림을 납품하는 제관업계를 비롯 단조·플라스틱·골판지상자 등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공장을 가동할수록 적자가 늘어난다는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원자재가격 인상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대구·경북지역 중소제조업 수는 대구 2만3천여개, 경북 1만8천여개 등 4만1천여개며, 이 중 납품기업 비율은 63.3%로 전국 평균 46.6%를 크게 웃돌고 납품거래 비율은 중소기업이 80.6%인데 반해 대기업은 19.4%에 불과해 타격이 더욱 크다.

이로 인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줄곧 외쳐 온 정부가 직접 나서 △납품단가조정협의 의무제 △협동조합을 통한 원자재 공동구매 및 물류창고 자금지원 △납품가격 연동제 실시 등의 대책을 마련·시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경주물협동조합 윤민구 상무이사는 “지역 주물업계의 수차례에 걸친 납품단가 인상 요구에도 대기업이나 기업의 반응은 ‘묵묵부답’이었다”면서 “납품물량에서의 불이익을 우려해 정면대응에 나설길 꺼려하던 업체들마저 ‘납품 거부 등 강경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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