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어르신들의 친딸’
`외로운 어르신들의 친딸’
  • 최태욱
  • 승인 2010.05.03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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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을 지키는 사람들> 1.수성구 보건자원봉사회 하정희 회장
10년간 무료 간병봉사…“반기는 얼굴에 가슴 뭉클”
“사람을 그리워하는 노인들이 어린 아이처럼 좋아하며 반기는 모습에 계속 봉사를 하고 있어요. 가늘고 길게 하는 것이 진정한 봉사죠.”

10년이 넘도록 보살핌이 필요한 이웃을 돌보고 있는 대구 수성구보건소 보건자원봉사회 하정희(여·61) 회장. 하 회장은 1999년 수성구보건소 보건자원봉사회 회원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해 지난 2002년부터 보건자원봉사회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보건자원봉사회원이 되면서 수성구보건소 제1기 간병인 교육을 받은 후 지금까지 무료 간병 봉사에 몸과 마음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리 주변에 잘 사는 사람들도 많지만 아직 주위를 돌아보면 너무 어렵게 살아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친구들과 작은 일이나마 남을 도울 수 있는 일을 찾다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죠.”

하 회장처럼 수성구보건소에서 간병인 교육을 받고 난 뒤 꾸준하게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회원들은 200여명. 그는 10년이란 세월동안 기억할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이웃들을 돌봐왔다.

‘긴병에 효자 없다’고 했던가. 하 회장이 피를 나눈 가족들도 힘들어하는 간병 봉사를 10년이 넘도록 그만두지 못하는 것은 버선발로 그를 반기는 홀몸노인들의 미소 때문이다.

말이 간병이지 반찬을 챙기고 집안 청소, 목욕 등 홀몸노인들이 필요한 모든 일들이 그의 몫이다.

친딸처럼 거리낌 없이 반말을 섞어가며 살갑게 노인들의 건강을 챙겨주고 직접 찾아가 얼굴을 보지 못할 때는 전화로 안부를 묻는다.

그는 “아흔이 다 된 한 할머니는 찾아갈 때마다 ‘어떻게 해서든 보답하고 싶다’며 직접 기른 상추 등을 끝끝내 챙겨주신다”며 “문을 열고 들어가면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면서 나를 반기는 모습에 가슴 뭉클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제대로 봉사활동을 하고 싶은 마음에 늦깎이 대학생이 된 올해부터는 금, 토, 일요일에만 간병봉사를 할 수 있지만 하 회장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10명이 넘는다.

“가끔 ‘요즘 자식들은 친부모를 잘 돌보지 않으려한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는 하 회장은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나 역시 늙어 누군가의 부축을 받아야 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최태욱기자 choi@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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