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인터뷰> 일본 특수교육가 쇼오지 사브로 박사
<와이드인터뷰> 일본 특수교육가 쇼오지 사브로 박사
  • 대구신문
  • 승인 2010.05.0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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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거든 뼈를 대구대에 묻어달라"
대구대 설립자 고 이영식 목사와 40여년 인연
장애인교육.복지 기여 '사랑.빛.자유상' 수상
“내가 죽거든 내 뼈를 대구대에 묻어 달라고 했다. (무덤위)뼈를 밟고 지날 때마다 대구대 설립자인 고 이영식 목사의 근학정신을 이 학교 학생들이 이어가고, 세계에서 활동하는 더 큰 사람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105세의 노구(老軀)를 이끌고 지난 5일 6년만에 다시 대구를 찾은 일본 특수교육가인 쇼오지 시브로(사진) 박사는 대구대 설립자인 고 이영식 목사와의 특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일제치하 당시 일본 고베형무소에 수감돼 갖은 고문을 당한 상황에서도 일본인에 대한 나쁜 선입견을 갖지 않았던 이 목사와의 첫 만남을 인연으로 대구대 설립의 1등 공신 역활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목사와의 인연을 계기로 ‘한국을 위해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오다 1964년 조선왕조 마지막 영친왕비인 이방자 여사와 함께 장애아 교육과 복지를 위해 여생을 바칠 것을 결심하고, 대구로 건너와 대구에서 처음으로 대구대 특수교육학과 설립에 도움을 주고 명예대학원장을 맡게 됐다”며 “대학원장 취임과 함께 당시 이태영 총장으로부터 명예박사 1호를 취득했다”고 회상했다.

쇼오지 시브로 박사는 이후 1970년 대구대 교수 겸 대학원장 취임, 1982년 대구대 명예철학박사 취득, 2000년 일본 시이노미학원에서 대구대 일본 동창회 사무소 개설 등의 인연을 이어갔다.

특히 2003년에는 일본인 20명으로 구성된 ‘대구대 쇼오지장학회’를 설립해 사재를 포함한 3억2천만원의 장학기금을 기탁하고, 2004년부터 매년 15명의 대구대 학생들에게 각 1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해 오고 있다. 그동안 쇼오지장학회로부터 수혜를 받은 학생들은 100명을 넘어선다.

쇼오지 시브로 박사가 이처럼 장애인 교육과 복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고 이영식 목사와 이태영 총장과의 남다른 인연도 있지만, 3자녀 중 2명이 뇌성마비로 인한 중증심신장애아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1954년 일본 최초의 중증심신장애아 시설 설치의 초석이 된 ‘시이노미 학원’을 설립하
기도 했다.

쇼오지 시브로 박사는 “한국 및 대구대와의 40년 이상 인연에 따라 가족에게 ‘내가 죽으면 뼈를 대구대에 묻어달라’고 했다”면서 “이는 장애인 교육의 선구자로 ‘사랑·빛·자유’란 고 이영식 목사와 이태영 총장의 근학정신을 받아들여 대구대 학생들이 뼈를 밟고 지날때마다 이를 되새겨 더 큰 사고를 갖고 세계에서 활동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심정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쇼오지 시브로 박사는 지난 4일 한국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목련상’을 받은데 이어 5일에는 대구대에서 제정한 ‘제1회 사랑·빛·자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또한 장애인시설인 학교법인 영광학원과 사회복지법인 창파재단의 명예이사장과 명예대표이사로 추대됐다.

끝으로 100년을 넘게 살며 100세 이후에도 미국 독일 영국 등 세계 각국 다니며 특강을 하고 있는 쇼오지 시브로 박사에게 장수비결을 묻자 ‘항상 웃는다, 냉수마찰, 신문읽기, 봉체조’ 등 10개 항목이 담긴 ‘건강장수비법’이란 책자를 내밀었다.

이 책자는 일본 후쿠오카현 정부에서 만들어 75세 이상 노인 58만명에게 배포한 일기형태의 항목점수 기입형 노트였다. 그만큼 쇼오지 시브로 박사의 자기관리가 철저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쇼오지 시브로 박사의 장수비결은 일본 NHK에서 특집방송으로도 제작됐으며, 국내 매스컴에서도 수 차례에 걸쳐 소개됐을 만큼 유명하다.

강선일기자 ksi@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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