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살아가는 걸까
지탱하는 걸까
끌려가는 걸까
소각하는 걸까
삶을 마쳤을 때 무엇이 남는다고
처음부터 무작정 나섰던 길
목적지도 없이 승차하여
하차당하는 곳이 목적지였노라고
그게 신의 위대한 사랑이라고
사막의 숱한 모래알갱이들이
저마다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면
모랫벌 어딘가에
미이라처럼 메말라진 조개껍질
사막은 바람으로 덮고 있을 것이다.
◇강혜지= 서울産. 한국방송통신대학 일본어학과, 월간광장 시부문 신인상,한국 문인협회 회원, 한양문화예술협회 이사, 다선문인협회 운영위원, 한국미술인협회 회원. 2017년 대한민국 문예대제전 문화예술부문 심사위원,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상 수상(18), 불교TV 이사장상 수상(18)
<해설> 하늘이 만물을 낳으면서 살게 하려는 마음이 아닌 것이 없지만, 하늘은 준비된 자에게 기회를 주는 법이다. 홀로 있음은 자기 자신의 존재만 남아있다는 것이다. 우리마음속에 있는 두 개의 자아인 ‘초월적 자아’와 ‘경험적 자아’는 서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늘 싸움을 멈추지 않는다. 그러나 홀로 있음으로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길수록 관조자가 내 마음 안에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러다 점점 관조자의 시선이 나의 시선을 포옹하게 되면, 경험적 자아에 정복되지 않고 초월적 자아와 경험적 자아는 서로 친구가 되어있음을 알 수 있다. ‘초월적 자아’만이 ‘경험적 자아’의 친구가 되어 상승시킬 수 있으며 같이 승화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 세상살이는 두 개의 자아가 함께하며 서로 지켜보는 그 자체가 하나의 은총이 된다. 서로 바라보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그것은 커다란 기쁨이다. 이는 매순간이 빛나는 깨달음의 순간들이고, 매순간이 광채로 반짝이는 자각성의 순간들이다. 순간순간 깨어있음의 겸허함으로 다가가는 두 개의 자아가 큰 기쁨이고 축복이다. 세상 모든 것을 다 근거(증거)로 말할 수도 없고, 세상일을 다 경험해보고 말할 수도 없다. 인생을 꼭 이해해야 할 필요는 없다. 모든 인생은 축제와 같은 것, 그 순간에 만족하면 그뿐이다. 삶은 단순하다. 내가 복잡하게 만들뿐이다. 사람들은 모두 그때그때 살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므로 감사하며 살아간다. -성군경(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