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울음 잡다
풋울음 잡다
  • 승인 2020.04.21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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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아무리 몸부림쳐도 꽃이 피어나지 않는다
봄날이 오지 않는다 투덜투덜
꽹과리 장구 깨지는 소리 따라다니지 말아라
한 생이 자벌레 키 자가웃도 못되는데
그렇게 헤프게 울거나 웃어 보내면 쓰겠느냐

놋쇠는 그런 풋울음 잡기 위해
불 속에서 수없이 담금질당하고
수천 번 두드려 맞는 단다
주변의 쇠와 가죽 소리를 감사 끌어안고
재 넘어 홀리 핀 가시연의 그리움 달래주는
징이 되기 위해서

그런 재울음은 삶의 고비 몇 고비 넘기면서 한을 삭히고 달래어 흐르는 물살처럼 부드러운 징채로 두드려야, 목으로 내지르는 쇳로리 아닌 이승과 저승의 경계 허무는 울림 징하게 터져 나오느니

비로소 햇살이 그 소리 비집고 들어 네 둥근 항아리 속 그늘진 도화꽃 몽우리를 햇살로 피워 올릴 수 있는, 시의 참다운 징수로 다시 태어날 수 있으리

◇정인숙= 경산 자인 출생. 경북대 문리대 국어 국문학과 졸업. 경주 월성 중학교 전직 국어교사.1993년 계간지<시와시학>으로 신인상 수상. 시와시학시인회 회장역임. 현대불교문인협회 대구지회 회장 역임. 포엠토피아. 시마을 , 서부도서관, 청도도서관, 북부도서관 시강의. 지금 본리도서관, 대구문학아카데미 현대시 창작반 강의. 범물 시니어 복지회관에서 내 인생의 꽃에 대한 강의. 2019년 대구칼라풀축제에서 대구문인협회 주최로 정 숙 극본 '봄날은 간다1' 시극공연. 만해 '님' 시인 작품상 수상 시집<바람다비제>(10).대구시인 협회상 수상(15).경맥문학상(20). 시집: 연인, 있어요(20)외 다수

<해설> 한평생이 다하도록 얻어도 얻은 것을 모르고, 잃어도 잃은 것을 모르는 것이 인간이다. 인간의 근원적인 결핍인 외로움은 태어나면서부터 느끼는 두려움에서 생겨난다. 그런 모든 것은 존재와 존재로 사랑한다기보다는, 자기 존재에 대한 애착 내지는 미련, 아집에 비롯된 것으로 이해한다. 성숙해져 간다는 건 사실은 대단한 게 아닌 것들로부터 시작된다. 정적이던 내가 한 번 더 생각하고 말하게 되는 것, 스스로 다짐했던 하나를 지키기 위해 어렵고 불편한 것을 실행하는 것 등 이런 소소하지만 명확한 변화들이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만든다. (아는 척)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하는 사람이고,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는다. 내가 알고 있는 나는 하나뿐이지만, 남들이 알고 있는 나는 천차만별이다. 모든 자서전은 두 명의 주인공을 가지고 있다. 자존심인 돈키호테와 “나”인 산초 판자이다. 거의 모든 사건이 돈키호테에서 일어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현실주의자 산초와 이상주의자 돈키호테 사이에 존중과 예의를 갖추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결론 없는 대화이다.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돈키호테와 산초의 대화가 단지 우습고 부끄러운 이야기는 아니다. 이러한 대화는 평생토록 내안에서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세상에는 되는 일보다 안 되는 일이 더 많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도 생겨나는 것이 희망이다. 희망은 희망을 갖는 사람에게만 존재한다. 이 길이냐? 저 길이냐? 바람 부는 대로 물 흐르는 대로 어디로든 가보자 가다보면 내 길이 생기겠지. 어느 날, 누가 나에게 “당신의 삶은 만족스럽나요?”라는 질문을 하였을 때, 망설임 없이 네“하고 대답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성군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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