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를 두 번 죽이는 인신공격
이용수 할머니를 두 번 죽이는 인신공격
  • 승인 2020.06.03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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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기억연대 전 이사장인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의 후원금 유용 의혹을 폭로한 이용수 할머니에 대한 일부 친여 성향 네티즌의 인신공격이 완전히 도를 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의혹의 당사자인 윤 의원은 정의연을 상징하는 나비배지를 달고 국회에 첫 출근을 했고 민주당 의원들이 줄줄이 윤 의원을 격려 방문했다. 우리 사회가 진실이 호도되고 정의가 오히려 비난 받는, 정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이상한 사회가 되고 있다.

이 할머니에 대한 인신공격은 이 할머니가 지난달 25일 2차 기자회견을 가진 후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일부 친여 네티즌들은 SNS 등에 이 할머니가 “노망났다”거나 “노욕이 보기 추하다”는 식의 비난을 퍼붓고 있다. “대구 할매”, “ 참 대구스럽다”는 등의 지역 혐오 발언까지 올라오고 있다. 심지어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 할머니에게 ‘진짜 위안부 맞느냐’는 식의 2차 가해 발언까지 무차별적으로 쏟아지고 있다 한다.

이 할머니의 1차 기자회견 후 나온 여권의 첫 반응은 ‘기억 왜곡’이었다. 다음은 친일세력과 보수 언론의 ‘음모설’이었다. 방송인 김어준씨도 줄곧 이 할머니 뒤에는 정권에 반대하는 세력의 배후설을 제기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이 할머니가 ‘일본군과 영혼결혼식을 올렸다’는 사실과는 전혀 다른 글도 올렸다고 한다. 피눈물 나는 우리 역사의 표상인 이 할머니를 같은 민족이 위로하기는커녕 오히려 두 번 죽이는 일이다.

그저께는 태평양 전쟁 희생자 유족회가 정의연의 전신인 정대협 해체와 윤미향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유족회는 이용수 할머니의 말이 ‘다 맞다’며 제기된 윤 의원의 비리 의혹은 방산일각이라고 증언했다. 정대협과 윤미향이 수십 년 동안 피해자 중심이의 단체가 아닌 권력 단체로 살찌우는데 혈안이 돼 있었다고도 했다. 심지어 피해 할머니들은 평소에 정대협과 윤미향을 무서워했다고도 했다.

일부 친여 성향의 네티즌도 이해하기 힘들지만 윤 의원을 감싸고도는 민주당은 더 이해하기 힘들다. 윤 의원의 비리 의혹과 관련해서 당내 일부 의원들이 제기한 바른 소리를 틀어막은 이해찬 대표는 더더욱 이해할 수 없다. 당리가 아무리 중요하다 해도 일본군에 의해 무참히 짓밟힌 동족 피해자를 이런 식으로 매도하는 것은 민족에 죄를 짓는 일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말처럼 “충격적이다. 이게 민주당의 수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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