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는 과욕의 결과물…中庸으로 맞서야”
“코로나는 과욕의 결과물…中庸으로 맞서야”
  • 황인옥
  • 승인 2020.06.0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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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문 ‘주역의 정화: 中庸’ 출간
천지인 삼요소 중 인간 부조화
근본 중점두고 만물 화육 모색
주역·대학의 가르침 상호 연계
중용원문 통합적 시각으로 해석
조부 야산 이달 선생 학술 뒷받침
저서 6권에 학술적 논증 집대성
다시-책
청고 이응문이 출간한 책들(오른쪽 아래 첫번째가 ‘주역의 정화(精華) 中庸’.

이응문선생
청고(靑皐) 이응문 선생.
한낱 미물로 여겼던 바이러스에 의해 인류가 멈춰 섰다. 이제 인류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진단이 쏟아진다. 설상가상 또 다른 바이러스의 출현이나 환경 문제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은 점점 증가할 것이라는 예견까지 내놓고 있다.

이번 코로나19의 원인으로 이구동성 ‘인간의 욕망’을 지목한다. 사안의 심각성에 비해 의외로 원인은 명확하다는 의미다. 이설(異說)을 원천 봉쇄할 만큼 ‘인간의 욕망’이 문제가 되었다면 해결책도 명료해진다. 욕망 이전의 상태인 무욕(無慾)의 본성을 회복하면 될 일이다. 청고 이응문의 저서 ‘주역의 정화 : 중용(中庸)’은 “코로나19 시대를 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길잡이 같은 책이다.

◇여섯 번째 경전 해설서 ‘주역의 정화 : 중용(中庸)’ 출간

주역을 통해 한국학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데 평생을 바쳐온 청고(靑皐) 이응문이 ‘주역의 정화 : 중용(中庸)’을 펴냈다. 중용은 ‘근본을 되찾자’, ‘본성을 회복하자’는데 핵심 가치를 두고 있는 유학 경전이다. 그런데 왜 하필 21세기 급변하는 시대에 고전인 ‘중용이냐’에 대해 그는 “지금과 같은 전환기에야 말로 중용이 필요한 시기”라며 “이번 책이 본성을 밝히는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며 책 출간 소감을 밝혔다.

“코로나는 인류 과욕의 결과다. 만물을 구성하는 삼요소인 천지인(天地人) 중에서 천(天)과 지(地)는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그 중간에 위치한 인간이 조화를 깨트려 문제가 일어났다. 이제는 중용이 던지는 조화에 대한 메시지를 사람이 중심을 잡고 확립해야 한다. 그래야 천지의 안정과 만물의 화육(化育)을 이룰 수 있다.”

이 책은 중용에 대한 단순한 해설서를 넘어선다. 이응문이 중용을 주역의 정수를 집대성한 소주역이라는 시각에 입각해 이 둘을 관통해 통합적으로 해설했기 때문. 이응문에 따르면 주역(周易) 경전은 천지자연의 이치를 정리해 이것이 인간과 어떠한 관계에 있는가를 밝힌 동양철학을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문헌이다. 주역(周易)은 시경, 서경, 예기, 춘추 등의 유교의 5경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경서로 꼽힌다.

대동중정의 도를 가르친 유학의 핵심 경전이 주역이라면 대학과 중용은 그 양 날개다. 대학이 자연의 원리인 형이상학인 양(陽·정신)이라면, 중용은 자연의 원리를 실행하는 덕에 해당하는 형이하학인 음(陰·육체)이다. 그러므로 대학이나 중용을 해석할 때 주역과 소통해야 보다 완전한 풀이가 될 수 있다.

“대학(大學)이 ‘주역의 관문’이며 중용(中庸)이 ‘작은 주역’임을 지적한 야산 이달 선생의 가르침에 따라 중용원문을 중심으로 주역과 대학의 가르침을 가능한 한 상호 연계하여 통합적인 시각을 갖도록 해석했다.”

이에 따라 ‘주역의 정화 : 중용(中庸)’은 일반 주해서와 달리 인도의 바탕인 천도의 실체적 근거를 고대 천문역법(달력수리)으로 조명하는데 기본목적을 두고 있다. 6차원으로 전개되는 재윤법(1)과 삼윤법(2), 칠윤법(3), 손입법(4), 건책법(5), 간배법(6) 등이 그 핵심이다. 제3부 ‘달과 중용’에서 이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야샨 선생의 학설에 대한 6권의 논증서 출간

이응문은 주역학으로 일가를 이룬 야산 이달(李達·1889-1958) 선생의 손자다. 공자 이래 주역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필적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다 2500년이 지난 후 야산 선생에 와서야 주역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내놓았다.

이응문은 주역학의 대가로 꼽히는 야산 선생이 내놓은 해설에 대한 논증을 펼치는 일에 집중해 왔다. 이 작업은 지금까지 출간한 총 6권의 저서에 집대성 되어 있다. 그는 2015년부터 대구시의 지원을 받아 △한국문화 속의 태극사상을 소개하는 ‘태극사상과 한국문화(2015)’ △주역의 이치를 바탕으로 기초인문서인 천자문의 근원을 밝히고자 한 ‘주역을 담은 천자문(2016)’ △천자문을 음양오행의 원리에서 조명한 ‘세상을 담은 천자문 字解(2017)’ △대학이 태극의 외연을 바깥으로 확대해가는 큰 배움이라는 ‘주역의 관문 대학(2018)’ △도서와 팔괘를 주역 경문으로 연결해 역경의 기초 바탕을 연구한 ‘해와 달을 머금은 주역(2019)’ 등을 출간했다.

말이 여섯 권이지 고전 해설서 6권의 무게는 실로 엄청나다. 공자 사후 2500년 만에 야산 선생에 의해 새로운 주역 해석이 세상에 빛을 보았고, 이응문이 이에 대해 구체적인 논증을 더해 학문의 객관성을 확보하고자 한 노력의 결과물들이다. 그가 “공자께서 천하를 경륜하시며 집대성한 유학을 야산 선생이 등불처럼 밝혀 놓으셨다”며 “나는 위대한 스승들을 뒤쫓아 왔을 뿐”이라고 겸양해 했다. “야산 선생이 학문적인 연결을 하셨다면 나는 기승전결을 통해 학설적으로 밝히는데 집중했다.”

1984년 도학의 세계에 입문한 이응문은 대산(大山) 김석진 옹으로부터 19년간 대학과 중용, 주역과 서경 등의 기본경전을 충실히 닦았다. 주역에 대한 지극한 공부는 1993년 조부 야산선생을 현몽(現夢)하면서부터 우연히 계기가 열렸고, 그때부터 달의 운행이치와 천도변화를 비롯한 주역연구에 더욱 심취하게 되었다. 이응문의 저서들은 지금까지 혼신을 다해 공부한 것을 분야별, 단계별 흐름에 따라 저술해 놓은 정수에 해당된다. 그는 저서를 통해 유학의 기본에서부터 동양학의 기본, 한국학의 기본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동양의 철학들을 주역이라는 뿌리로부터 펼쳐내고자 했다.

그는 “야산 선생은 유학을 비롯한 제가의 도학에 두루 통달하여 태극의 음양오행에 토대한 홍역학(洪易學)을 새로이 제창했다”며 “순서가 뒤섞인 대학경전 원문을 완벽하게 고정하여 유학의 근본기틀을 정립하고 후천 주역책력인 경원력(庚元歷)을 창제하여 선천시대의 종지부를 찍었다”고 평가했다. “나는 다만 그것을 오늘날 시대와 연결해 옛 사람들이 깊은 곳까지 이치를 깨달았다는 것을 학문적으로 논증하는 역할을 하고자 했다.”

주역과 대학, 중용 등의 학문은 동양 인문학의 정수다. 학문하는 즐거움이 없다면 그토록 길고 외로운 공부의 길을 걸어오지 못했을 것이다. 이응문은 “학문의 길은 자신과의 대화의 시간이었다”며 “공부는 나와 세상의 이치를 밝혀 깨닫기 위한 시간이었다”며 외롭지 않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 결실인 자신의 저서들이 “동시대인들이나 후학들에 의해 갑론을박 되며 주역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정립하는데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특히 “대구시의 지원이 없었다면 감히 세상에 나오기 힘든 책들이었다며 대구시에 감사”를 표했다. “대구와의 인연도 주역의 오묘한 원리에 따라 맺어졌다고 생각한다. 대구가 동양 인문학의 꽃을 다시금 피우는 시발점 역할을 하게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한편 ‘주역의 정화 : 중용(中庸)’ 출판기념회는 6일 오후2시 대연학당에서 열린다. 또한 공개로 진행되는 ‘제14기 주역원전강의 개강은 5일 오후 7시에 열린다. 강연은 매주 금요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20개월 과정으로 진행된다. 문의 대연학당: 053-656-4964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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