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 처진 세상 너머
살짜기 피어나는 젊은 불빛들의 행진
꺼져가는 참세상,
희망의 등불로 활활 타오르고
가라앉은 체념의 바다에서
거센 파도에 맞서 깨어나
어깨 걸고 살아나는
아스라한 젊음의 거리
아주 먼 기억 속의 꿈틀거림이
스멀스멀 기어나오면
외면한 척 남몰래 엿보다 들켜버린
소시민의 파리한 얼굴에서
야릇한 미소속에 불끈불끈 솟아나는
아주 먼 옛날의 자화상
일상의 삶은 서산 노을에 물들어
가던 길 멈추고
한숨 소리 길게 뿌리내려
화들짝 고개 들어도
두근거리는 가슴 방망이질에 놀라
불현듯 뜨거워진 눈시울
아 그래도 내 어깨에 씌워진
천근만근 얹혀진 지게 벗고서
저 젊음의 거리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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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경남합천産. 오정환 시인과 문병란 시인에게서 師事후, 현재 부산과 울산에서 詩作생활을 하고 있음. 낙동강문학 동인. 한국시민문학협회 정회원, 현)낙동강문학 시부문 심사위원
아마도 그는 젊은 시절 참세상을 구현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으리라. 그러나 세상은 변하지도 않고, 그 현실에 좌절하고 안주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아직도 가슴에 남아 있는 열정하나로 다시 구원의 거리로 나선다.
-해설 김연창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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