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를 찾아서> 안부(安否)
<좋은시를 찾아서> 안부(安否)
  • 승인 2010.05.24 14:0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태수

친구,
들녘 당산목의 밑둥 같은 친구여
동구 밖 포구나무가지에 둥지 품은 까치처럼
여직도 강물은 하얀 깃을 벌여
포근히 마을을 감싸고 있는가

노란 보리밭 사이로 구름 한 점 지나가면
양지바른 장독대 옆에 발갛게 앵두는 익어
여직도 울타리를 살며시 기는
개구쟁이들이 모이는가

달맞이꽃 그리움에 처녀애들 발길 잦은 강둑
빨간 댕기 잃어버린 뉘집 큰애기 뜬소문에
여직도 동네방네가 온통
들척이며 일어나는가
산골은 인정이 많아 언제나 메아리가 지고
동네 잔칫날은 강바람도 갈지자로 불어
여직도 江에 비친 저녁놀은
귀가길 취흥으로 출렁이는가

자욱이 안개 몰려가는 산모롱이 저 켠으로
송아지 데불고 오는 늙은 어미소처럼
여직도 그곳 강줄기는 친구,
그대 들녘의 젖줄로 흐르는가
------------------------------------

1948년 경남 김해産, 부산시조문학회 회장역임.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 부산문인협회 회원. 현) 한국시민문학협회 고문, 성파시조문학상, 한국교원문학상(수필), 문예시대 작가상, 한국시민문학협회 청백리 문학상 수상, 저서 : [고교 엘리트 문학] (학영사, 공저, 전10권), [논술의 논리](한샘출판사), 시집 : 낙동강 연작 제1시집 [물길 흘러 아리랑](1997,신원문화사), 낙동강 연작 제2시집 [江, 물이 되다](2007,한글문화사)

세상이 변하고, 풍경도 변하니 기억하는 모든 것들이 이미 사라지고 없으리라. 친구에게 묻고 싶은 것은 이미 내가 알고 있는 사실들, 모두 변해버린 고향산천이 다시 되돌리기 어려우니 그립고도 또한 무한정 그리운 건 어린날의 기억에 잠재된 안부다.

-해설 김연창 시인-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