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리 삼풍공원에
몇백 년의 세월이 엉키어져 있다
닿을 듯 닿을 듯 마주한 세월
가늠하기 어려운 외로움이
두꺼운 껍질 사이로 배어나와
쩌억쩍억 갈라지고 있다
뿌리에서 묵힌 그리움이 하늘에 닿아
잎사귀 하나하나
하늘길을 낸다
바람이 불면
하늘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들만의 사랑을 나눈다
백 년의 사랑을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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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경남합천産, 낮은 시 동인. 낙동강문학 신인 최우수상 수상, 한국시민문학협회 정회원, 한국시민문학협회 서기역임.
<해설>사람은 백년을 살기도 버겁지만 나무는 천년도 살아낸다. 하지만 한자리 뿌리 내리고 버티기를 그 무한의 세월을 마냥 평온하지는 않았으리. 광풍도 이겨내고 사람의 손길도 견디며 살아온 날들. 그들은 우리가 모른는 그들만의 사랑으로 생존해 나간다.
김연창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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