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숙현 선수 억울함 풀어달라” 죽음 부른 가혹행위 사회적 공분
“故 최숙현 선수 억울함 풀어달라” 죽음 부른 가혹행위 사회적 공분
  • 정은빈
  • 승인 2020.07.02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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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국민청원 동의 빗발
고최숙현선수의마지막메시지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지난 6월 26일 세상을 떠난 고 최숙현 선수의 마지막 메시지.
이용 의원실 제공·연합뉴스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국가대표 출신 고(故) 최숙현 선수가 전 소속팀인 경주시청에서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져 사회적 공분이 일고 있다. (관련기사 참고)

2일 고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과 관련된 청원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여러 건 게시됐다. ‘트라이애슬론 유망주의 억울함을 풀어주시기를 바랍니다’, ‘폭압에 죽어간 故 최숙현 선수의 억울함을 해결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은 게시 하루도 지나지 않은 오후 10시 기준 각 4만7천661명, 1만9천822명의 참여를 얻었다.

한 청원인은 “최 선수는 고통과 두려움 속에 하루하루를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 관계자들을 일벌백계하고 최 선수의 억울함을 풀어 달라. 지금 이 순간에도 관행이라는 이름 아래 자행되고 있는 폭언과 폭력을 근절하고, 고통 받고 있는 젊고 유능한 선수들을 지키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최 선수는 지난달 26일 오전 부산의 숙소에서 향년 22세 나이로 스스로 숨졌다. 최 선수는 가족에게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최 선수가 숨지기 전 남긴 녹취내용을 공개하고 최 선수가 경주시청팀 지도자와 일부 팀원에 상습적인 폭행과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최 선수 지인으로 알려진 한 청원인은 청원 글에 “감독과 팀 닥터, 일부 팀원은 최 선수가 식사 자리에서 콜라를 시켰고 체중이 늘었다는 이유로 빵 20만원 어치를 사와서는 먹고 토하고를 반복하게 했다. 또 체중 문제로 뺨과 가슴, 배 등을 20분 넘게 폭행했고, 최 선수가 살을 못 뺄 때마다 3일씩 굶기기를 반복했다”면서 “이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때리고 심한 욕설을 하는 것은 일상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2월 최 선수는 감독과 팀 닥터, 일부 선수를 상대로 고소를 진행했고,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 대한트라이애슬론연맹, 경주시청에 진정서를 제출했다”며 “그러나 도움을 요청한 모든 공공 기관과 책임 있는 부서들은 그녀를 외면했고, 사건의 해결보다 그것이 밖으로 새나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모습만 보였다”고 했다.

이 청원인은 또 “책임 부처의 무책임한 태도는 물론 최 선수가 고소한 대상자들의 태도는 그녀를 더욱 아프게 했다”면서 “비록 살아있을 때 누리지 못했던 평안을 죽어서 만큼은 편히 누리도록 가해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 그리고 진상 규명이 이뤄지도록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이날 경북 경주시체육회는 인사위원회를 열고 트라이애슬론팀 감독의 직무를 정지키로 했다. 폭행 의혹을 받는 선수 2명은 완강히 부인해 당장 징계하지 않기로 했다. 폭행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팀 닥터는 임시 고용한 운동처방사로, 선수단 소속이 아니어서 청문 대상에서 빠졌다.

경북 경주경찰서는 지난 5월 29일 감독에게 아동복지법 위반, 강요, 사기, 폭행 혐의를, 팀닥터와 선배 선수 2명에게 폭행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대구지검 경주지청에 송치했다. 대구지검 본청은 지난달 초 사건을 넘겨 받아 여성아동범죄조사부에 배당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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