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된 무대를 넘어…영화가 된 대구시립무용단
한정된 무대를 넘어…영화가 된 대구시립무용단
  • 황인옥
  • 승인 2020.07.09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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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존재 : 더 무비’ 제작발표회
비대면 공연 대신 영상 제작
춤 본질로 돌아가고자 노력
미니멀한 음악과 무대 지향
내달 16일 문예회관서 상영
흑백-대구시립무용단
대구시립무용단 제77회 정기공연 존재 제작발표회 장면.

지난 7일 대구시립무용단이 영화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이날 오후 2시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77회 정기공연 ‘존재; 더 무비’ 제작발표회에는 는 김성용 예술감독과 김득중 촬영감독, 서영완 음악감독이 함께 해 정기공연이 댄스필름으로 제작되기까지의 제작배경과 향후 촬영계획, 배급계획 등을 밝혔다.

안무발표회를 열어야 할 무용단이 영화제작발표회를 연 까닭은 무엇일까? 역시 코로나 19 때문. 예정대로라면 3월에 정기공연으로 무대에 올랐어야 할 작품이었지만 코로나 19로 비대면 공연을 모색하다 결국 영화제작으로 최종 결정되어 지난 7일 제작발표회까지 열게 됐다.

당초 3월 정기공연은 ‘Be(존재하다)’라는 좀 더 포괄적인 제목이었다. 하지만 영화제작으로 선회하면서 ‘존재; 더 무비’로 의미가 좁혀졌다. 안무는 추상회화의 선구자로 불리는 몬드리안의 신조형주의에서 영감을 받아 짜여졌다. 형태와 색상의 본질적 요소로 단순화되는 순수한 추상성과 보편성을 지지하며, 수직과 수평으로 시각적인 구성을 단순화하고 검정과 흰색과 원색만을 사용한 신조형주의에 입각해 가장 순수한 춤의 정수, 기본적인 움직임의 요소를 표현하며 삶의 본질을 찾아간다는 내용으로 안무가 구성된다.

김성용 대구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은 “춤의 본질로 돌아가며 작품의 의미를 되짚어 가기 위해 음악과 무대 역시 가장 미니멀 한 상태로 작품의 결을 따라가고자 한다”며 안무의 방향성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음악은 반복과 지속을 주된 속성으로 하고, 무대 역시 수직과 수평으로 구성된다. 이 모든 장치들은 무대 공연과 다른 무용수들의 역동성과 감정 상태를 카메라에 담아 내기 위한 계산된 결과다.

김성용 감독과 손잡은 김득중 촬영감독은 “같은 동작을 무대 위, 앞, 옆 등 다양한 방향에서 촬영해 관객들이 무대 공연에서 볼 수 없었던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며 촬영 방향을 밝혔다. “무용수와의 거리감과 다양한 시점, 시간을 구성할 예정이에요. 무대 위와 다른 방식으로 무용을 보여주며 영화가 끝나도 그림처럼 잔상이 길게 남을 수 있는 만들고 싶어요.” 그는 EBS 다큐멘터리 ‘너도 동생이 있니?’ 편집과 국내 CF와 뮤직비디오 등 다수의 촬영 작업을 해온 실력파 촬영감독이다.

음악은 대구시립무용단과 몇 차례 작업했던 서영완 음악감독이 맡았다. 영화음악을 전공한 서영완에게 이번 작품은 좀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감정을 배제하고 작은 묘사들이 반복적으로 쌓여지는 음악으로 찾아온다. 그가 “음악은 무용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에 충실하게 된다”며 “무대에서 영화로 매체가 달라졌지만 음악이 그 간극을 메워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비쳤다.

김성용 예술감독은 무대라는 한정된 시공간에서 무용을 해방시켰다는 찬사를 들으며 미국과 유럽에서 예술의 한 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댄스필름(Dance Film)을 포스트 코로나 시대 공연장 예술의 영역 확장으로 인식한다. 그는 댄스필름 ‘존재; 더 무비’ 를 ‘San Francisco Dance Film Festival)’과 같은 국제적인 댄스필름 페스티벌과 무용영화전문 축제인 ‘서울무용영화제’와 ‘천안춤영화제’에 출품할 계획이다. 또한 댄스필름과 같은 공연콘텐츠를 필요로 하는 곳에 배급 상형할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댄스필름 제작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대구시립무용단의 또 하나의 획기적인 기획으로 꼽힌다. 대구시립무용단이 김성용 예술감독 체제가 되면서 다양한 새로운 시도를 선보여왔기에 이번 기획도 특별하지만 그 연장으로 보고 있다.

그는 안무는 상임안무가에게, 춤은 단원에게라는 공식을 깨고 단원들이 안무도 짜고 춤도 추는 기획으로 신선함을 안겼고, 프랑스 아트디텍터 다비드 고샤드(David Gauchard), 비디오아티스트 다비드 모러우(David Moreau)와 컬래버레이션으로 공연을 올린다며 인적 네트워크와 장르의 확장을 시도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제39회 국제현대무용제(모다페·MODAFE)의 폐막작으로 초청받아 축제의 대미를 장식하며 찬사를 받기도 했다.

다음 행보를 기대하게 만드는 대구시립무용단의 새로운 시도에 대한 갈증은 어디서부터 오는지를 묻자 김성용 예술감독이 “모든 예술장르는 새로움을 추구해야 하지만 특히 무용은 더욱 그래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새로움에 대한 해석은 기본에 충실한 것으로 수렴됐다. “기본에 더욱 더 충실하고, 신중해지려 노력합니다. 또한 시립예술단체 예술감독으로 ‘무엇이 우리를 보게 만들 것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많이 하는 편입니다.”

대구시립무용단 제77회 정기공연 ‘존재; 더 무비’는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을 따르며 8월 16일 오후 2시와 5시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첫 상영된다. 5천원. 예매는 티켓링크에서 온라인으로만 가능. 문의 053-606-6196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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