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외로 밀려난 여야의 대형 정치인들이 지난해 총선 이후 처음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명예회복을 위해 각축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일단 한나라당에선 박희태 대표의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6선 고지를 향한 박 대표의 의지도 강한 데다 박 대표가 이번 재선거를 계기로 `원외’란 꼬리표를 떼고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여권 전체가 안정된다는 내부 공감대도 형성됐다는 것.
박 대표 주변에선 인천 부평을이 출마후보지로 자주 거론됐지만, 최근에는 선거법 관련 재판이 진행중인 경남 양산에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남 양산의 경우 아직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박 대표가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데 해당 지역 국회의원이 얼마나 곤혹스럽겠느냐”며 논의 자체에 거부감을 보이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박 대표의 재선거 출마는 재선거 지역이 사실상 모두 확정되는 3월 이후에나 공식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의 또 다른 원외 거물인 강재섭 전 대표의 출마 여부도 관심거리다.
지난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뒤 `야인(野人)’으로 지냈던 강 전 대표는 10일 당내 중도성향 및 친이계 의원 36명과 함께 연구재단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당연히 강 전 대표의 여의도 복귀를 위한 사전작업이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후보 선정문제로 친이-친박간 갈등이 고조된 경북 경주 출마 가능성도 제기될 정도다.
그러나 강 전 대표는 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나는 안한다고 하면 안한다. 고향도 아닌 곳에 왜 나가겠느냐”며 재보선 출마설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다만 중도성향인 강 전 대표의 재기가 현재 계파갈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한나라당의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될 경우 강 전 대표가 결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대선 당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특별보좌관의 인천 부평을 출마설도 제기된 상태다.
민주당에서도 거물 정치인들의 재선거 출마문제가 활발하게 거론되고 있다.
대선 후보였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경우 조만간 재선거 출마여부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미국 듀크대로 연수를 떠났던 정 전 장관은 4월 재선거 출마를 통해 정계에 복귀할 생각을 굳혀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출마 결정시 옛 지역구였던 전주 덕진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다만 정세균 대표측이 정 전 장관의 복귀를 불편하게 여기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최근 민주당에 복당한 한광옥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도 4월 재선거를 통해 정계복귀를 추진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 출신인 한 전 대표가 노리는 지역구는 전주 완산갑이라는 전언이다.
일각에선 열린우리당 시절 재야파의 수장이었던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장관도 4월 재선거 출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이미경 사무총장은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김근태 전 장관 등 원외 거물들의 정계복귀 시점에 대해 “내년 지방선거 이전에는 일선에 복귀해 당에 기여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원내 입성을 노리는 여야 거물들이 모두 출마를 확정할 경우 4월 재선거는 거물들의 복귀전 성격으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북 전주 덕진, 전주 완산갑, 경북 경주, 인천 부평을 등 현재 재선거 확정지역이 적어 여야 거물들의 맞대결도 배제할 수 없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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