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태 경영칼럼] 기업가에게 필요한 태도와 역량
[배종태 경영칼럼] 기업가에게 필요한 태도와 역량
  • 승인 2020.07.3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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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전 중소기업학회장
우리는 지금 삶의 환경과 기업 환경이 바뀌는 전환기이자 불안정의 시대에 살고 있다. 기업도 밖으로는 고객 태도와 시장 환경, 안으로는 근무 여건과 기업 문화가 바뀌어 가고 있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시기에는 리스크 관리를 통해 위험 요인을 줄이고 견디는 노력과 동시에, 변화를 기회로 인식하여 새로운 성장의 계기를 만들려는 접근이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 이른바 양손잡이 경영이 필요하다.

특히 이 어려운 시대에 바람직한 최고경영자의 역할은 사업가(businessman)를 넘어 기업가(entrepreneur)이어야 한다. 물론 기업경영의 각 부문에서는 유능한 관리자 또는 관리자형 경영자도 필요하지만,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기업가 또는 기업가형 경영자의 태도와 역량을 가져야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다.



△기업가와 사업가

그렇다면 기업가와 사업가는 어떻게 다른가? 사업가는 이미 만들어진 시장에서 효과적으로 사업을 수행하여 이익 창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사업가들은 이익 창출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면서 다양한 노력을 한다. 그리고 이들은 성공적인 사업 운영을 통해 일자리 공장, 세금 공장의 역할도 수행하면서 사회에 기여한다. 그렇지만 사업가들은 기존의 시장에서, 이미 만들어진 인프라를 바탕으로, 타인의 자원을 활용하여 사업을 한다. 안정적인 사업환경에서는 좋은 사업성과를 거두지만, 새로운 변화와 혁신에는 기업가에 비해 둔감한 편이다. 그래서 새로운 산업의 형성이나 인프라 조성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다. 사업가가 사업에 실패하면, 투자 손실을 안을 뿐 사회발전에 미치는 영향은 별로 없다.

반면 기업가는 명확한 미션을 품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거나 기존 시장의 특성을 변화시켜 새로운 기회와 수요를 만드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남다른 통찰력과 절실함으로 새로운 기회를 찾고, 혁신을 통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은 도전을 통해 위험을 감수하며, 설사 실패하더라도 인프라 조성에 기여한다. 그래서 사회발전에 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는 강철을 처음 만든 사람은 아니지만 전형적인 기업가이자 혁신가이다. 철도회사 근무를 통해 철강의 중요성을 인식한 그는 제철소를 만들고 당시 혁신기술이었던 베서머 제강법을 받아들여 제철 생산성을 100배로 높였다. 강철 가격도 기존 가격의 15% 수준으로 대폭 낮아졌다. 이러한 값싼 강철의 보급은 건설, 자동차 산업 등 뿐만 아니라 사회 인프라를 바꿔 놓았다.



△기업가에게 필요한 태도와 역량

기업가적인 경영방식은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도전과 혁신을 통해 기회를 실행하고, 마침내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기업가들은 어떤 태도와 역량을 가져야 하나? 우선 기업가가 기회포착을 잘 하기 위해서는 ‘발견기술’(discovery skill)과 분별력이 필요하다. 변화의 패턴을 읽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분별하여 포착할 수 있는 능력이다. 기업가의 지식과 경험, 네트워크는 이러한 발견기술의 강화에 영향을 미친다.

다음으로는 포착한 기회를 ‘빨리’ 실행하기 위해 도전(challenge)하는 것이다. 실행은 기업가가 필요한 자원과 기술을 다 갖추었을 때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좋은 기회를 포착했으면, 부족한 자원과 기술은 협력과 혁신 노력을 통해 보강하거나 확보할 수 있다. 그래서 도전의식과 협력기술, 혁신능력이 기업가의 두 번째 중요한 태도와 역량이다. 물론 이러한 도전을 촉진할 수 있도록 생태계와 제도, 환경을 만드는 노력도 중요하다.

궁극적으로 기업가는 고객과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이다. 기업가는 사업을 통해 고객들이나 이해관계자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는지 생각하고, 늘 사명감을 가지고 미래를 꿈꾸고, 고객들과 직원들과 공감(empathy)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러한 뛰어난 공감 능력과 민감성에 바탕을 둔 리더십이야말로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진정한 리더십니다.

물론 이 외에도 기업가는 위험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하고, 불확실성에 대한 수용 능력도 높아야 한다. 남보다 앞서려는 동기도 필요하고, 몰입하고 헌신하는 태도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나눔과 공동체 의식, 사회적 책임 의식도 중요하다.



△기업가의 핵심역량, 발견기술

기업가에게 필요한 역량 중에서 특히 ‘발견기술’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기업가들은 새로운 기회를 어떻게 발견하는 것일까? 발견기술이 높은 기업가들은 어떤 특성이 있을까? 우선 발견기술은 ‘연상(associating)능력’을 통해 발휘된다. 연상능력은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 개념이나 현상에서 특정한 패턴을 인식하고 이를 통합하거나 분리하여 새로운 방식을 찾아내는 역량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대중화 시대를 이끈 헨리 포드는 도축장에서 소를 부위별로 해체하는 과정을 보고 자동차 조립 컨베이어 시스템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소의 부위별 해체과정을 거꾸로 적용하면 자동차 부품의 조립과정이 된다. 그리고 도축과정에서는 소가 고정되어 있고 해체 전문가들이 차례로 이동하면서 작업을 했다면, 자동차 조립 시스템에서는 작업자가 고정된 위치에서 작업하고 자동차 부품들이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이동한다. 이러한 능력이 바로 연상능력이다.

이외에도 발견기술을 높이는 데에는 질문능력, 관찰능력, 실험능력, 네트워킹능력이 필요하다. 기업가들이 많은 나라는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부강해진다. 현재의 위기가 우리나라에 더 많은 기업가들이 탄생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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