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댐·군위댐 제한 수위 근접
사상자 총 28명…사망은 17명
춘천 의암댐서 경찰정 침몰도
전국에 비가 내린 6일 대구 등지에 호우·강풍 피해가 속출했다. 경북 등에선 계속된 폭우로 댐 수문이 연이어 개방됐다. 대구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6일 오전 6시 20분께 북구 동변동 금호강변 인도의 가로수 나뭇가지가 강한 바람에 부러져 떨어졌다. 당시 아래를 지나던 A(여·70)씨가 머리를 맞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이날 오전 6시 15분께 중구 남산동 한 공사장에서 펜스(가림막)가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기울어졌지만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오전 7시 9분께는 달서구 용산동 한 건물 옥상 지붕에서 양철 패널이 바람에 날려 떨어지려 한다는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경북 곳곳에서는 장마와 호우로 댐 수위가 제한선에 다다랐다. 안동댐 수위는 이날 오전 10시 40분 157.43m(홍수기 제한 수위 160m)까지, 임하댐 수위는 160.51m(제한 수위 161.7m)까지 올랐다. 군위댐 수위도 오전 11시 202.2m로 제한 수위 205.1m에 근접했다.
한국수자원공사 안동권지사는 안동댐과 임하댐 물을, 군위지사는 군위댐 물을 방류했다. 안동댐 수문 방류는 태풍 ‘매미’가 발생한 2003년 이후 17년 만, 군위댐 수문 방류는 2011년 준공 이후 처음이다.
같은 날 폭우가 집중된 중부지방에선 피해 규모가 불어났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1일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집중호우로 인한 사상자를 모두 28명(사망 17명·실종 11명)으로 집계했다. 이재민은 충북 645명, 충남 493명, 경기 435명 등 1천648명(991세대)으로 나타났다.
이날도 춘천 의암댐에서 선박 3척이 뒤집혀 1명은 구출됐으나 1명은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 오전 11시 30분께 강원 춘천시 서면 의암댐 상부 500m 지점에서 떠내려가는 수초섬을 고정하던 경찰정이 먼저 침몰했고, 구조에 나선 민간 고무보트와 행정선마저 전복됐다.
사고 직후 선박들은 폭 13m의 댐 수문을 통해 하류로 휩쓸려 내려갔다. 경찰정에는 경찰관 등 2명, 고무보트에는 1명, 행정선에는 공무원 등 5명이 타고 있었으나 경찰정에 있던 근로자 1명은 가까스로 탈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종자 중 1명은 이날 낮 12시 58분께 의암댐 하류 춘성대교 인근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한강 본류에도 9년 만에 홍수주의보가 내려졌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한강공원 광나루, 잠실, 뚝섬, 잠원, 이촌, 반포, 망원, 여의도, 난지, 강서, 양화 등 11곳의 진입을 통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0~9시 수도권 주요 지점의 누적 강수량은 경기 양평 157.5mm, 용인 152.5mm, 화성 151.5mm, 서울 남현 119.5mm 등에 이르렀다. 충북에는 진천 71.5mm, 음성 30.5mm, 제천(백운) 30.5mm 등의 비가 왔다.
대구·경북에는 오전 동안 구미 33.2mm, 영주 26.5mm, 안동 21.0mm, 대구 7.9mm 등의 비가 내렸다. 일 최대 순간 풍속의 경우 경북 울릉도 21.6m/s, 칠곡 19.8m/s, 경산 하양 16.5m/s 등을 기록했다.
이어서도 7~8일 경북북부를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50mm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겠으니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저기압이 서해상으로 다가오는 8일 비는 시간당 50~80mm로 더욱 강하게 내리겠다. 7~8일 예상 강수량은 대구·경북 100~200mm, 경북북부 300mm 이상, 울릉도·독도 20~60mm다.
기상청 관계자는 “저기압과 동반한 전선이 중부지방으로 주기적으로 유입되면서 강수 지속시간이 길어지고, 남서쪽에서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들어와 매우 많은 비가 내리겠다”고 설명했다.
정은빈·박용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