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몸짓 여윈 얼굴로
가을이 오시면
길가에 코스모스가 마중을 한다
하얀 코스모스
분홍빛 코스모스
그리고 붉은 코스모스
가슴에 묻어둔 애타던 세월을
체념보다 지독한 그리움을
나날이 꽃잎에 새겨 마중을 한다.
◇강혜지= 서울産. 한국방송통신대학 일본어학과, 월간광장 시부문 신인상,한국 문인협회 회원, 한양문화예술협회 이사, 다선문인협회 운영위원, 한국미술인협회 회원. 2017년 대한민국 문예대제전 문화예술부문 심사위원,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상 수상(18)
<해설> 사람들은 인생을 스스로 통제한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살면서 우연히 마주치는 일은 없다. 모든 일들은 자신에게 많은 의미들로 다가온다. 거기서 어떤 길을 가든, 어떤 선택이든 그 책임은 오롯이 자신의 몫이다.
가끔은 삶에서 내 뜻과는 전혀 상관없이 이루어지는 일들이 있다.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길을 잃었다고 생각되는 순간도 있다. 분명 나인데 내가 아니라는 느낌, 누군가가 나를 움켜쥐고 뒤흔드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의미 없는 일은 절대로 없다.
존재의 뿌리가 흔들려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버텨내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 사막에서 5센티미터의 길이를 유지하기 위해서 땅 밑으로 뿌리를 600킬로미터 뻗는 풀 ‘포아’처럼 멋지게 살아야 한다. 사람은 인생길에서 서로에게 깃들면서 성장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그리하여 온전히 나의 삶으로 쌓여진다. 우리가 원하는 삶은 바로 도시를 걷는 낙타의 풀 같은 삶이다. -성군경(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