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처럼 텅 빈 눈동자로
병실에서 바라보던
나무가 고개 떨구고
영안실로 가는 길에
담장위에 새빨간 장미꽃
붉은 살점 한 점씩 떼어내며
머리 숙여 울고 있더구나.
깊은 어둠이
야위어진 몸을 끌어안고
멀어져 간 자리 뒤엔
바뀌어 있을 줄 알았던
세상 위로
비틀거리는 발자국만
화인처럼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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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명: 월향 1959년 충북제천産, 현재 남양주에서 詩作활동중, 낙동강문학 시 신인상, 쉼표문학동인, 참샘문단 회원, 함동선 문학관 정회원,한국시민문학협회 정회원
<해설>하나님이 태초에 빛과 어둠을 가르셨을 때, 빛은 생명의 원천이요, 어둠은 곧 죽음이었다. 병원 영안실에는 매일같이 누군가에겐 어둠이 내리지만, 빛 아래 세상이 결코 은총만 가득한 현실이 아닐 것이다.
- 김연창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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