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기찻길을 내야겠네.
내가 사는 평창군엔
그 흔한 가차역 하나 없으니까.
충혈 된 부동산 거간꾼들
그들 알지 못하는 곳에다가
선로를 놓아야겠네.
코발트빛하늘 머리에 이고
지나가는 바람도 데려다가
앉은뱅이 민들레꽃 분분하게 해놓고
홍시같이 말간 해 덤으로 얹어 놓은
평창역.
나는 견장을 단 역장이 되어
기적소리 꼬리 다 감출 때까지
간절한 기도문 같은 깃발 흔들어야겠네.
아직은 세상 셈조차 알지 못하는
어린 새싹들
고것들도 모두 태워야겠네
?이하 생략?
▷『문학시대』신인상 시부문 당선을 통해 등단. 현재 하서문학회 회원으로서 강원도 평창군 용평에서 시작 활동을 하고 있는 시인은 남다른 `평창 사랑’을 보여 주고 있다.
강원 평창은 기찻길이 없는 곳이다. 그런 곳이 `코발트빛하늘 머리에 이고 / 지나가는 바람도 데려다가 / … /홍시 같이 말간 해 덤으로 얹어 놓은’ 그런 평창역 역사를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평창 사랑은 기찻길을 통해 세상 밖으로 활짝 열려야겠지만 `충혈 된 부동산 거간꾼들 / 그들 알지 못하는 곳에다가 / 선로를 놓아야’ 한다는 또 다른 평창의 수호와 애착이 읽는 이의 시선을 끈다.
평창역에 대한 화자의 설계나 애착은 세상 밖으로의 열림 보다는 `아직은 세상 셈조차 알지 못하는 / 어린 새싹들’을 위해 그리고 평창의 미래를 위한 이상과 간절한 소망을 이 시에 담고 있다.
이일기 (시인 · 계간 `문학예술’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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