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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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9.13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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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캣맘이다. 우연히 구조한 아기고양이 덕에 오지랖을 떨며 세상 길고양이 다 구조할거처럼 쫓아다닌다. 그 덕분에 집에 16묘다. 처음엔 멋모르고 당당히 줬다. ‘뭐 어때 나쁜 짓 하는 것도 아닌데?’ 평소에 사람들과 부딪칠 일이 전혀 없이 내일만 하거나 크게 갈등을 겪을 일이 없던 나는 정말 많은 사람들을 겪게 되었고, 평범한 사람들이 행하는 행위들과 (밥그릇 버리는 사람, 밥 엎는 사람, 욕하는 사람, 밥집을 산산조각 내는 사람등), 상상을 초월하는 인간의 이기심과 잔인함 나를 변화하게 했다.

이런 일들은 단순히 길고양이에 대한 문제만은 아니었다. 자신이 느끼는 작은 불편함도 참지 못하는 극도의 이기주의, 현대인이라면 다들 겪는다는 우울증. 잔혹해지는 동물학대. 작고 힘없는 존재에 대한 잔인한 폭력들. 가시를 한껏 부풀린 고슴도치처럼 서로를 향해 찌르는 인간들. 소통과 타협이 되지 않는 현시대의 자화상인 것이다. 소외된 인간들의 분노와 좌절들은 타인에 대한 화풀이로 이어지고, 그 대상은 가장 약하고 작은 존재인 아이들과 동물들이다. 왜 이렇게 사회가 변화 한 걸까. 물질만능주의로 인해 돈이면 다 된다는 생각은 양심을 팔고 최소한의 인성조차 파괴한다. 타인이나 약자의 고통 따윈 개의치 않는다. 나만 잘살고 편하고 좋으면 되는 것이다. 눈물이 날 만큼 아프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그러지 말라고. 우리도 모른채 점차 사라져가는 소중한 존재들로 인해 우리는 살아갈수 있음을 인지하라고. 그림을 그리는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로 사람들에게 호소하고 싶을 뿐이다. 무심코 지나치던 존재들은 캔버스 위에서 관람자에 의해 다시 각성되어지고 재인식 되어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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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전은 계명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했다. 경주 신원갤러리 등에서 5회의 개인전을 열었고, 대구현대미술2020‘펜데믹&대구’전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2011년 대구미술대전 최우수상 외 다수의 수상경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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