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태 경영칼럼]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혁신
[배종태 경영칼럼]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혁신
  • 승인 2020.10.0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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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전 중소기업학회장
최근 몇 년 동안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최근 코로나19 시대를 맞이하면서 이제 제4차 산업혁명의 세상이 실제로 오고 있음을 체감하게 된다.

새로운 산업 구도의 변화를 이끄는 힘은 ‘수요자(시장)의 변화와 공급자(기업)의 혁신’이고, 반면 이러한 변화의 장애물은 ‘기존 시스템의 관성과 혁신에 대한 저항’이다. 그런데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코로나19 시대가 가져온 변화로 많은 수요자들이 의식과 행동에서 재택근무, 온라인구매 등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경험을 하게 되었고, 이러한 변화는 다른 영역에서도 기존 시스템의 관성과 저항을 약화시켰다. 제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위기, 이에 따른 시장·사회·문화의 변화는 서로 상승작용을 하면서, 새로운 사업기회의 출현과 기술혁신의 가속화를 가져오고 있다.



△ 제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가 만든 기술혁신 패턴

제4차 산업혁명도 그 출발점은 기술이 아니고 시장이다. 스마트폰의 보급과 활용 등으로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바뀌고, 소비자들이 필요한 정보를 손쉽게, 즉시 얻을 수 있게 되었고, 이제 소비자는 ‘왕’이 아니라 ‘신’이 된 세상이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소비자들과 시장의 요구를 충족시키면서 혜택을 제공해주는 기술혁신과 플랫폼의 등장이 제4차 산업혁명의 실현을 앞당기고 있다.

특히 제4차 산업혁명의 흐름과 코로나19 위기의 결합은 변화의 범위·깊이·속도를 가속화한다. 이러한 변화는 특정 지역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하게 일어나고 있고, 우리 삶의 여러 영역에 침투되어 일어나고 있으며, 급작스럽게 추진되고 있다. 아울러 역사적으로도 대공황, 세계대전, 오일쇼크, 전염병 등을 겪으면서 인류는 자동차 산업, 통신기술, IT, 하수도 등 도시 인프라 시스템 등 새로운 산업과 기술을 급속하게 발전시켰다.

제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인 기술은 역시 사물인터넷(센싱), 빅데이터(애널리틱스), 인공지능(AI)이다. 먼저 정보를 취합하여 상황을 인지하고, 이를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해서, 필요한 조처를 하고 통제를 하는 과정에 이러한 핵심기술들이 들어간다. 디지털 변환, 스마트 농업, 스마트 공장, 스마트 시티 등의 우리 삶의 변화를 가져오는 여러 분야에 이러한 기술들이 기반을 이룬다.

그렇지만 이러한 기술들만으로 실제 산업현장, 생활방식이 바뀌게 되는 산업혁명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각 분야의 전문지식(domain knowledge)이 더 중요하고, 이러한 핵심기술들이 전문지식과 결합하면서 실제로 혁신과 혁명이 가능해진다. 특히 코로나19 시대는 디지털변환의 기본 방향 위에 비대면(언택트) 등 새로운 혁신의 추진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 결과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무엇보다 헬스케어, 온라인 구매와 배송 등 컨슈머테크, 엔터테인먼트 분야 등에서의 신사업 기회가 많아지고 혁신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B2B (Business to Business) 시장은 진입장벽이 높아 ‘고품질’의 제품·서비스를 경쟁사보다 ‘싸게’ 제공할 수 있게 하는 혁신 없이는 접근이 어렵다. 반면 일반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B2C (Business to Customer) 시장에서는 경쟁자가 팔지 않는 특화된 제품·서비스를 판매하거나 경쟁사보다 ‘싸게’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중소벤처기업의 경우에는 자본과 기술이 우수한 대기업의 사업영역과 차별화하거나 틈새시장을 겨냥하는 것이 좋다.



△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혁신전략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혁신전략은 급속하게 변화는 고객의 니즈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로 빨리 대응하여, 차별화되고 기격경쟁력이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협력을 통해 빨리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물론 첨단기술과 전통적인 전문지식의 결합, 각 지역특성을 살린 특화된 혁신의 도입, 사회적 가치를 함께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 등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제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중요한 인공지능 기술에 대해서는 많은 국가들이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기술을 발전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렇지만 인공지능 기술은 전통 산업기술과 달리 후발자의 이점을 살리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중소벤처기업의 경우에는 선도기업들에서 제공하는 기반기술이나 인프라를 바탕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협력을 통해 특화된 요소기술을 개발하여 공급하는 전략이 현실적이다. 플랫폼 기업이 주도하는 새로운 산업환경 하에서는 기술혁신에서도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도전적인(challenge) 혁신기업이, 고객과의 밀접한 소통(communication)을 통해, 창의적인(creative) 기술을, 협력(collaboration)을 통해 개발해야 한다. 특히 중소벤처기업에서는 고객 니즈를 빨리 파악해서 민첩하게 특화된 분야에서 혁신을 추진하는 것이 전략의 요체라고 하겠다.

다만 급속한 기술 및 환경의 변화 속에서 경쟁하는 기업들이 너무 단기적인 기술혁신에만 몰입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은 단기 기술혁신과제를 수행하는 조직과 중장기 기술혁신과제를 수행하는 조직을 별도로 설치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무엇보다 시장이나 기술의 변화 속도가 빨라 기술혁신과 투자에 따른 위험도 크지만, 위험에 대한 보상도 크고, 정부정책이나 민간투자자들의 지원도 받을 수 있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만이 생존의 길이다. 특히 중소벤처기업에서는 혁신의 비용을 줄이면서 효과적인 혁신성과를 추구하는 협력기반의 혁신전략을 도입하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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