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자 검찰 송치… 공범 수사 중
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자 검찰 송치… 공범 수사 중
  • 정은빈
  • 승인 2020.10.1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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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인스타그램 156명 신상정보 218건 게시 혐의
“성범죄 형량 조정 필요하다고 생각… 혼란 줘 죄송”
 
성범죄 피의자 등의 신상 정보 및 선고 결과 등을 무단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디지털 교도소 1기 운영자' A씨가 15일 오전 대구지방경찰청에서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성범죄 피의자 등의 신상 정보 및 선고 결과 등을 무단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디지털 교도소 1기 운영자' A씨가 15일 오전 대구지방경찰청에서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범죄자 신상정보를 임의로 공개해 사적 처벌 논란을 일으킨 ‘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자가 검찰에 넘겨졌다.

대구지방경찰청은 15일 디지털교도소 개설자인 30대 남성 A씨에게 정보통신망법·개인정보보호법·청소년성보호법을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월부터 디지털교도소 사이트와 SNS 인스타그램에 156명의 신상정보 게시글 218건을 올려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올린 게시글 총 246건(176명) 중 법적 신상정보 공개자를 제외한 건에 대해서만 혐의가 인정된다고 결론을 내렸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처음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인 ‘박사’ 조주빈을 검거한 기사를 보고 이를 알리기 위해 인스타그램에 ‘nbunbang’ 계정을 만들어 관련 정보를 올렸고, 팔로워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자 기사와 제보 내용을 토대로 다른 이들의 신상 정보를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SNS 계정이 피해자 등의 신고로 삭제되는 일이 반복되자 다른 이가 게시글을 삭제할 수 없도록 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했고, 제보를 받는 용도로 텔레그램과 카카오톡, 디지털교도소 제보게시판, 인스타그램 DM(direct massage), 이메일을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날 검찰청으로 호송되기 전 디지털교도소 개설 이유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성범죄 등 진화형 범죄에 대한 형량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허위 사실이 몇 건 나오면서 자격을 상실했다고 생각한다. 혼란을 줘서 죄송하다”고 답했다.

경찰은 또 디지털교도소 2기 운영자가 텔레그램 ‘주홍글씨’ 운영자 또는 관련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주홍글씨는 디지털교도소와 유사하게 성범죄자 등의 신상 정보를 공유한 텔레그램 대화방이다. 2기 운영자는 A씨가 임시 폐쇄한 사이트를 지난달 11일부터 운영하다 지난 6일 다시 폐쇄하고 잠적한 상태다.

A씨는 ‘주홍글씨’와 연관성에 대해 “디지털교도소 생성 시 일부 ‘지인능욕’에 대한 카테고리를 권한을 넘겨줬다. 지금도 후회하고 있다”면서 “SNS와 디지털교도소에 미결수를 올린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일꾼’이라 불린 조력자를 협박해서 모았는지와 조력자 교육을 위해 스스로 엽기 영상을 찍도록 지시했는지에 대해서는 모두 부인했다.

경찰은 사건 송치 후 A씨 여죄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는 한편 2기 운영자 특정·검거에 집중할 계획이다. A씨에게 정보를 제공한 조력자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시작해 정보를 제공하는 과정에 위법 행위가 드러날 경우 입건할 예정이다.

손재우 대구지방청 사이버수사대장은 “개인정보를 부당하게 취득해 공개하는 행위는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명백한 불법 행위다. 이를 공개하는 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도 공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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