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은 맞춤형화장품조제관리사 시험
말 많은 맞춤형화장품조제관리사 시험
  • 한지연
  • 승인 2020.10.26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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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난이도·고액 응시료
출제 형평성도 문제 있어”
응시자들 불신·거센 반발
“수험생이 돈벌이 수단인가”
국민청원 3천700명 동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주관하고 한국생산성본부(KPC)가 시행하는 ‘맞춤형 화장품 조제관리사 시험’ 응시자들이 지난 17일 열린 제2회 자격시험에 있어 높은 ‘난이도’와 ‘고액 응시료’, ‘비공개 방침’ 등을 놓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각종 자격시험 커뮤니티에 항의 글이 잇따르고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맞춤형화장품조제관리사 시험은 돈벌이 수단입니까?”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와 26일 오후 5시 기준 3천700여 명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인은 “시험의 난이도와 출제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 처음부터 일반인들은 합격할 수 없는 문제를 내놓고 시험 치게 하니 재미있느냐. 응시료도 국가자격증시험이 10만 원이다. 세금 걷을 곳이 없어 이렇게 국민들 우롱하는 거냐”고 반문하며 “기준이 있어야 가닥을 잡고 할 수 있다. 여름부터 낸다던 교재는 왜 안 내고 법 개정만 하느냐. 배점도 비밀, 부분점수도 불허, 수험생들 가지고 돈벌이 하는 분들 심판대에 세우고 싶다”고 했다.

해당 시험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 2월 22일 1회 시험 때부터 불거져왔다. 시험운영본부가 고사장을 서울과 대전, 두 지역에만 설치키로 하면서 반발이 커지고 응시지역이 11개 권역으로 확대됐지만, 당시 코로나19 확산세로 홍역을 치르고 있던 대구지역 응시자 등 1회 시험을 제대로 치르지 못하는 이들이 발생했다. (본지 2020년 2월 26일 5면 참조)

이에 8월 1일 특별 추가시험이 열렸지만 시험 도중 4차례에 걸쳐 문항이 수정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등으로 응시자들의 불신이 커져갔다. 15년차 화장품관련업계 종사자인 신지영(여·45·경산)씨는 “화장품 시장의 확대, 발전을 위한다는 당초 시험 취지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시험이었다. 시험범위 등은 오리무중이고 화학연구원 등 주변 전문가들도 난이도에 혀를 내둘렀다”며 “이런 상황에서 문제나 답안을 메모하는 것도 부정행위이고, 배점도 비공개여서 수험생들은 답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별 추가시험은 응시자 수와 합격자를 공개하지도 않았다”며 “신뢰성이 바닥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시험 커뮤니티를 참고하며 2회 시험 당시 문제들을 복기해봤다는 시험 응시생 하모(여·29·서울)씨는 “난이도뿐만 아니라 지엽적이거나 실무와 전혀 연관성이 없는 등 시험문항이 문제가 많다. 실상 떨어뜨리려고 낸 문제로 보인다”며 “형평성과 일관성을 잃은 시험에 10만 원씩 고액의 응시료를 낸 수험생들은 시험 가이드라인조차 없어 헤매고 있다”고 전했다. 하씨가 복원한 문제에는 △남성형 탈모 관련, 테스토스테론을 하이드록시테스토스테론으로 변환하는 과정에 관여하는 효소 △의약품관련법 △미생물한도 시험법 △CCTV 촬영범위표시 등이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아직 시험 회차가 얼마 되지 않아 혼란스러운 지점이 있을 수 있지만 비공개 방침은 문제은행 출제방식 채택에 따른 것으로 출제기관 등이 합격률이나 문제, 배점기준 등을 알려야 할 의무는 없다”면서도 “(KPC와 함께) 올해 여름 중 시험 지침 등이 담긴 교재를 출간하려 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여의치 않아 시기가 지연됐다. 오는 12월 중 자체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획 교재를 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지연기자 jiyeon6@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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