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의 실재성, 23세 천재 물리화학자가 입증하다
분자의 실재성, 23세 천재 물리화학자가 입증하다
  • 김종현
  • 승인 2020.10.2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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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노벨상을 품자 - (36) 콜로이드 화학 개척
오스트리아 유기화학자 ‘프레글’
유기화학물질 미량분석기법 발명
생화학 연구에 새로운 터전 마련
1923년 노벨화학상 단독수상
스웨덴 물리화학자 ‘스베드베리’
초원심분리기로 분자량 측정
화학적 분산계에 대한 연구 공로
1926년 노벨화학상 수상 영예
테오도르 스베드베리는 콜로이드(膠質, colloid) 화학을 개척해 노벨상을 받았다. 그림 이대영

◇ 학문의 질풍 속을 통나무 타고 나아가기

1923년 슬로비언(Sloven) 출신 오스트리아 유기화학자인 프리츠 프레글(Fritz Pregl, 1869~1930)에게 “유기화학 물질의 미량분석기법(프레글법)을 발명한 공로에 대해” 단독수상자로 노벨화학상을 수여했다. 그는 오스트리아 라이바흐(Ljubljana, Austria-Hungary)에서 태어나, 오스트리아 그라츠대학(Universitat Graz)에서 알렉산더 롤렛(Alexander Rollett, 1834~1903) 교수의 지도를 받아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했지만, 목표를 갖고 ‘학문의 바다에서 통나무 타기(Cycling Logs in the Sea of Studies)’를 하겠다는 마음으로 독일 괴팅겐대학과 라이프치히대학(Universitat Leipzig)에서 처음부터 화학공부와 연구를 다시 시작했다.

베를린대학(Universitat zu Berlin)의 1902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헤르만 에밀 피셔(Hermann Emil Fischer, 1852~1919) 교수 지도하에 연구를 하다가 귀국하여 인스브루크대학(Universitat Innsbruck) 의화학 교수로 임명되었으며, 이어 모교 그라츠대학 의화학연구소 소장을 역임했다. 중요 연구로는 ‘프레글 방법(Pregl’s method)’이라 불리는 유기화합물의 원소미량분석법(Elemental Trace Analysis)을 고안해서 유기화학 및 생화학의 연구에 새로운 터전을 마련했다. 중요저서로는 1917년 ‘정량적 조직분석(Die quantitative organische Mikroanalyse)’이 많은 대학교의 화학교과서로 1930년 및 1958년에 영문으로 재출간되어 탐독되었다.

◇플라즈마의 발견과 응용

동서고금을 통해 인류는 자연현상을 이해하고자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에 대해 갑론을박 해왔다. 철학의 아버지 탈레스(Thales, BC 624~546)는 만물의 근원은 “인간이 사는 땅은 물위에 떠 있기에 물이다.”고, 이에 아낙시메네스(Anaximenes, BC 585~525)는 “공기는 지속적인 운동을 하는 무한한 실체”라고 주장, 헤라클레이토스(Heraclitus of Ephesus, BC 535~475)는 “누구도 같은 강물을 두 번 걸어 들어갈 수 없다(No man ever steps in the same river twice).”고 만물의 변화를 언급하면서 “끝없이 변화를 불러오는 불”이 물질의 근본이라고 했다. 이들을 종합해 ‘물, 공기, 땅 및 불’에 대해 4원소설(4 Elements Theory)을 주장했던 엠페도클레스(Empedokles, BC 490~430)가 있었다. 이어 “무거운 땅 아래로 가벼운 불은 위로 향해 자리를 잡고, 불 저쪽 우주에는 더욱 순수한 제5원소가 존재한다.”는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BC 384~322)의 철학적 설파가 있었다. 이들의 철학적 소재로 17세기 벨기에 화가 헨드릭 반 발렌1세(Hendrik Van Balen l‘Ancien, AD 1575~1632)는 현재 프랑스 국립박물관연합(RMN)에 소장 중인 ‘4원소(Les Quatre Elements)’라는 그림까지 그렸다.

1960년대 국민(초등)학교 4학년 때, 자연과목 시험문제로 ‘세상의 모든 물체는 고체, 액체 및 (OO)로 구성되어 있다.’ 빈칸을 채우시오. 당시는 기체가 정답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물리학에서는 고체, 액체, 기체를 3체라고 하며, 1926년 테오도르 스베드베리(Theodor Svedberg)에 의해서 구명된 교체(膠體, colloid)라는 고체와 액체의 중간물체, 즉 제3.5체가 새로 규정돼 있다. 뿐만 아니라 1928년 어빙 랭뮈어(Irving Langmuir, 1881~1957)에 의해서 발견된 플라즈마(plasma)는 제4체로 인정받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미세먼지 문제뿐만 아니라, 미래의 인공태양으로 에너지문제 그리고 군사무기문제를 동시 해결하고자 플라즈마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현실적으로도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의 99%가 플라즈마 상태로 존재하고 일상생활 속에서는 형광등의 내부, 균일한 금속코팅을 하는 코팅기계 혹은 네온사인의 방전상태 등에서 제4체 플라즈마가 이용된다.

◇콜로이드 화학의 길 열어

한편, 1926년 스웨덴 물리화학자인 테오도르 스베드베리(1884~1971년)에게 “화학적 분산계에 대한 연구공로에 대해(for his work on disperse systems)” 단독수상자로 노벨화학상을 수여했다. 그는 스웨덴 예블레 부근의 플레랭에서 태어나 웁살라대학(Uppsala University)에서 1905년 학사학위를 받았다. 1906년 23세 젊은 나이로 콜로이드미립자의 확산에 기인한 브라운 운동(Brownian motion)을 연구해서 분자의 실재성을 입증했다. 1907년에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물리화학 강의를 맡았다. 칼 베네딕스(Carl Benedicks, 1875~1958)와 오스카르 위드먼(Oskar Widman, 1852~1930) 교수의 지도로 고주파를 이용해 ‘금속 콜로이드 용액을 제조하는 연구’ 학위논문을 제출해 1908년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12년 모교 교수로 취임하고 ‘분자의 실재(Molekylens verklighet)’를 출판해서 분자론을 제창했다. 1931년부터 1949년까지 구스타프 워너 연구소(Gustaf Werner Institute) 소장을 역임했다. 중요한 연구실적은 단백질 용액 등 침전이 어려운 입자를 분리하는 초원심분리기(ultracentrifuge)를 제작해 헤모글로빈, 알부민, 고무 등의 고분자분자량(high molecular weight)을 측정했다. 콜로이드 분산계(colloidal dispersion)는 약 10 마이크로미터 이하의 크기를 갖는 고체입자들이 서로 응집되지 않고 안정한 혼합액을 이루는 것인데 액체 속에 퍼져있는 분산용액을 콜로이드로 개념정리를 했다. 콜로이드는 분산된 상(phase) 및 매질(medium)은 고체, 액체 혹은 기체로 되어 있다. 유형으로는 거품(foam), 고체 거품(solid foam), 액체 에어로졸(liquid aerosol), 유체(emulsions), 젤(gel), 고형 에어로졸(solid aerosol), 솔(sol, colloidal suspension), 고체 솔(solid sol, solid suspension) 등으로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존재하고 있다.

중요 연구실적으로는 1909년 ‘무기물질의 콜로이드 용액 제조방법: 콜로이드의 화학 및 산업에 대한 핸드북’, 1909년 특허출원 1만 2천 908호 ‘콜로이드 솔 또는 젤의 생산과정’, 1909년 ‘콜로이드용액의 제조방법’, 1912년 ‘분자의 존재 : 실험 연구(Die Existenz Der Molekule: Experimentelle Studien)’, 1914년 ‘문제과거와 현재의 연구문제(Die Materie Ein Forschungsproblem in Vergangenheit Und Gegenwart)’, 1921년 ‘콜로이드 생성(The Formation of Colloids)’, 1940년 ‘초원심분리기(The Ultracentrifuge)’, 1987년 ‘콜로이드와 거대 분자의 물리 화학 : 콜로이드와 거대 분자의 물리 화학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의 절차, 테오도르 스베드베리 탄생 100 주년 기념’ 및 2013년 재출판한 ‘무기물질의 콜로이드 용액 제조방법 ’등이 있다.

글=정경은 <코리아미래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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