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장 대구' 답사] 교과서로 접한 우리 역사, 직접 보며 그날을 떠올리다
['내 고장 대구' 답사] 교과서로 접한 우리 역사, 직접 보며 그날을 떠올리다
  • 남승현
  • 승인 2020.11.2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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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의 문화유산 잘 보존
박물관서 연구·전시·교육 실시
세대별·계층별 다양한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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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5일 대구 지산중학교 학생들이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관에서 국채보상운동 전개 배경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내 고장 대구' 답사> 지산중 ‘지산 똘똘이’팀


◇국립대구박물관

국립대구박물관은 대구와 경상북도의 문화유산을 보존·연구·전시·교육하는 문화시설로 1994년 12월 7일에 문을 열었다. 2006년 10월 19일에 박물관 건물 남쪽에 수장고를 추가하고, 북쪽에 사회교육관인 해솔관과 특별전시실을 증축했다. 이후 지방 국립박물관 전시의 특성화와 안정적인 전시 환경을 확보하고자 상설전시실 재개편공사를 시행해 고대문화실, 중세문화실, 복식문화실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고대문화실에서는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까지 대구·경북지역 주요 유적과 문화재를 통해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당시의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다.

중세문화실은 대구·경북의 불교문화와 유교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관련 문화재와 자료를 한자리에 모아 마련한 전시실이다. 지역에서 출토되거나 관련이 있는 문화재와 자료를 통해 대구·경북 지역의 불교문화와 유교 문화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복식문화실은 직물, 구성 기법, 옷이라는 주제로 우리 옷의 역사와 관련 자료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실이다. 우리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옷의 역사가 국내외의 자료를 바탕으로 교체 전시된다.

박물관 교육 및 문화행사 공간인 해솔관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디지털아트존, 우리문화체험실, 도서관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돼 있으며 세대별, 계층별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연중 운영하고 있다.

야외에는 청동기시대 고인돌과 집터, 삼국시대 토기가마, 통일신라시대의 석탑이 곳곳에 있어 산책을 하며 둘러볼 수 있다. 기획전시실과 특별전시실에서는 연중 다양하고 흥미로운 전시가 이어진다.
 

내고장대구-현장답사
대구 지산중학교 학생들이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수정기자

◇국채보상운동기념관

중구에 자리한 국채보상운동기념관은 대구에서 시작돼 전국을 휩쓴 국채보상운동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고자 건립됐으며 2011년 10월에 개관했다. 국채보상운동에 관한 자료를 모아놓은 곳으로, 국채보상운동의 태동에서 확산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국채보상운동은 1907년, 일제로부터 국권을 찾고자 나라 빚을 갚자는 모금활동으로 대구를 중심으로 일어났다. 양반과 부유층뿐만 아니라 농민, 부녀자, 학생, 기생, 승려 등 남녀노소 모두가 참여한 한국 최초의 시민운동이었으며 전 국민적 기부운동이기도 했다.

대구 중구 동인동에 위치한 국채보상운동기념관에는 국채보상운동 관련 역사적 사료와 영상물 등이 전시돼 있어 당시의 생생한 흔적을 전시실과 영상자료실에서 엿볼 수 있다. 나라가 진 빚을 갚으려는 국민들의 마음이 모여 자발적으로 전개한 과정이 담긴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은 나라의 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시민 의식을 보여준 가치를 인정받아 2017년 10월 30일 유네스코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서상돈 고택

서상돈은 조선 고종 때의 민족운동가로 1898년 독립협회와 만민공동회의 간부로 활동하면서 러시아의 내정 간섭을 규탄하고 민권보장 및 참정권 획득 운동을 전개했다. 1907년에는 대구 광문사의 부사장으로 재직 중 국채보상운동을 전개할 것을 제의하고 국채보상취지서를 작성, 발표하는 등 국권 회복을 위해 노력했다. 서상돈은 대동광문회 특별회에서 국채를 갚아 국권을 회복하자는 의견을 냈고, 이는 국채보상운동으로 확대됐다.

서상돈 고택은 국채보상운동의 중심에 섰던 서상돈의 삶의 터전으로, 근대식 한옥형태로 지어졌다. 고택 내부에는 서상돈이 작성한 국채보상운동에 대한 기록물이 전시돼 있다. 대구시는 국채보상운동의 업적을 기리고자 현재 위치에 서상돈 선생의 고택을 복원해 그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있다.
 

대구 동구 불로동 고분군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지산중학교 학생들. 김수정기자
대구 동구 불로동 고분군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지산중학교 학생들. 김수정기자

 

◇불로동 고분군

 

불로동·입석동 200여개 고분군
국가 지정 문화재 사적으로 지정
고대 사회의 일면 엿볼 수 있어

불로동 고분군은 불로동과 입석동의 구릉에 분포된 200여개의 고분군으로 국가 지정 문화재 사적 제262호로 지정됐다.

학술적 발굴 조사에 의하면 내부구조는 냇돌 또는 깬돌로 4벽을 쌓고 판석으로 덮은 직사각형의 구덩식 돌방무덤으로 밝혀졌으며, 금제 혹은 금동제 장신구와 철도끼, 철제꺽쇠, 마구류 그리고 무늬가 새겨진 토기 등 많은 부장품이 출토됐다.

대개 4~5세기경 삼국시대에 축조되었을 것으로 추측되며 고분의 직경은 15~20m, 높이 4m 내외의 봉분으로 이 지역 일대를 지배하고 있었던 토착지배세력의 집단 묘지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불로동 고분군은 대구 일대에 현존하는 고분군 중 가장 외형적인 형태가 잘 갖추어져 있다. 이를 통해 고대 사회의 일면을 엿볼 수 있으며, 대구 분지의 옛모습과 낙동강 동쪽 연안의 석곽분군으로 원분포 상태를 잘 보여주고 있는 유적으로서의 의미와 가치가 있다.

남승현기자 namsh2c@idaegu.co.kr
 

대구 지산중학교 학생들이 중구 서상돈 고택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전영호기자
 

이상화 시인·서상돈 선생 고택서 그들의 숨결 느껴

 

국채보상운동기념관 보며
나라 어려움 위해 희생 각오

◇대구의 문화유산-지산중 ‘지산 똘똘이팀’

지난 9월 25일 대구 지산중학교 ‘지산 똘똘이팀’ 학생들이 하나 둘 대구교육박물관 안으로 발걸음을 내디뎠다. 학생들의 얼굴에는 호기심이 가득 어렸다. 일행은 노란 조끼를 받아 들고 함께 답사지로 향했다.

목재로 만들어진 시인 이상화 선생의 고택에는 고즈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우선 학생들은 고택 앞에 서서 그의 생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상화 선생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느냐”는 문화해설사의 물음에 여럿이 손을 들고 “국어책에서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시를 들어본 적이 있다”며 연신 관심을 보였다.

고택 마당에는 이상화 선생의 숨결이 깃든 작품들이 시비로 남겨져 있었다.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서툰 목소리로 한 자 한 자 읽어 내려가는 한 학생의 목소리엔 여운이 담겼다.

국채보상운동의 거장 서상돈 선생의 고택에는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하는 탁상, 호롱불, 서랍장 등 물건들이 놓였다. 학생들은 그의 삶을 느끼기 위해 이곳저곳을 기웃거렸다. 일부 학생은 “이런 곳에 살면 공부를 절로 잘하게 될 것 같다”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두 번째 답사지인 국채보상운동기념관에는 각계 옛 시민들이 나랏빚 갚기 운동을 전개한 모습이 그대로 기록돼 있었다. 농민, 귀족, 부녀들에서부터 걸인들까지 의연(사회적 공익이나 자선을 위해 돈이나 물품을 냄)했던 당시 시대상이 그림과 영상 자료로 나타났다. 한 학생은 “만약 다시 우리나라에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용돈의 절반 이상을 낼 각오가 있다”고 말해 일행을 웃음 짓게 했다. 문화해설사는 순수한 애국심으로 각지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난 것으로서, 국채보상운동의 역사적 의의가 크다고 설명했다.

경북대학교 야외 박물관 월파원에도 인흥사지 삼층석탑 등 역사를 배울만한 보물이 가득했다. 인흥사지 석탑의 지대석 각 면 상부와 상·중대석 각 면에 새겨진 연화(연꽃)형 안상이 학생들의 눈길을 끌었다. 석탑의 세공법은 놀라운 수준이었다. 이외에도 다양한 양식의 삼층석탑이 곳곳에 놓였다. 학생들은 칠곡 약목 고분, 석인상, 토기가마 등에 가까이 다가서서 모양새를 살피고 조상들의 생활양식을 배웠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동구 불로동 고분군의 풍경은 이날 푸른 하늘과 어우러져 절로 감탄을 자아낼 정도였다. 고분군을 오르며 힘들어하던 학생도 인근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정상부에 다다르자 이곳에 영영 머물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다. 정말 오길 잘했다.” 눈이 쌓인 고분군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학생부터, 가족과 꼭 다시 이곳을 찾겠다고 다짐하는 학생까지 저마다 모습은 다양했다. 한편 수많은 고분의 주인을 알 수 없다는 문화해설사의 말에 일부는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답사는 ‘대구의 문화유산’을 주제로 이상화, 서상돈 고택~국채보상운동기념관~경북대 대구캠퍼스박물관~불로동 고분군 순으로 진행됐다. 답사에는 지산중 김미경 교사와 1학년생 신동이, 진준서, 양유정, 김민정, 강한별 학생 등이 참여했다.

김수정기자 ksj1004@idaegu.co.kr
 

 

내고장대구-현장답사
대구 지산중학교 학생들이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수정기자

 

“대구에 살면서도 몰랐던 장소에서 우리 문화에 관심 생겨”

◇현장답사팀 소감

 

“코로나 때문에 답답했던 마음
공부하듯 놀이하듯 답사 즐겨”

학교를 대표해 ‘지산똘똘이’라는 이름의 팀으로 문화기행을 갔다. 처음에 선생님께 얘기를 들었을 때는 ‘코로나 때문에 운동회도 못하고 수련회도 못 가는데 추억도 남길 겸 가보자’라는 생각으로 하겠다고 손을 들고 신청했다. 신청하고 싶다는 사람이 정말 많았는데 운좋게 갈 수 있게 됐다.

도착한 곳은 대구교육박물관이었다. 가기 전에 장소에 대해서 안내받을 때 교육박물관이 적혀있긴 했는데 알고보니 코로나 때문에 안을 볼 순 없었고 그곳에서 다른 분들과 만나기 위해 간 것이었다. 조끼를 다같이 입으니까 자원봉사단 같기도 했다. 또 짐벌을 촬영팀으로부터 받아서 우리 영상을 찍었다.

첫 번째 장소는 서상돈 고택과 시인 이상화 고택이다. 서상돈은 조선 고종 때의 민족운동가로 국채보상운동을 전개할 것을 제의한 사람이라고 한다. 그래서 서상돈 고택에서 국채보상운동에 대하여 설명을 많이 들었다. 그리고 그 근처에 시인 이상화 고택도 있어서 넘어가서 보았다. 시인 이상화의 대표작으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가 있다고 한다. ‘빼앗긴 들에도 봄이 오는가’라는 시는 1926년 ‘개벽’이라는 어린이 잡지에 실렸고 일제강점기 때의 상황에 대한 내용이 비유적으로 담겨있으며 서민들의 공감을 많이 샀다고 한다. 지금봐도 이렇게 몰입이 되고 공감이 되는데 그 당시 사람들이 이 시를 보았을 때는 얼마나 그랬을까 상상하게 된 시간이었다.

국채보상운동기념관에 갔다. 우리는 국채보상운동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애니메이션이 보고 싶었는데 그건 엄청 어린 친구들이 보는거라고 해서 아쉬웠다. 국채보상운동에 대해 들어본 적은 확실히 있었다. 초등학교 때 짧게나마 사회책에 나오기도 했고 다른 책에서도 본 적이 있어 어떤 내용인지 정확히는 아니더라도 대충 알고 있었는데 이곳에서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다양한 자료를 함께 보면서 국채보상운동에 대해 생각보다 깊이 알아갈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불로동 고분군에 갔다. 이곳은 장소 중에서 사실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다. 무덤이 아주 많이 있는데 필요이상으로 컸다. 아무리 권력 있는 자들의 무덤이라지만 너무 사치를 부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로 올라가면 경치가 더 좋을 거라고 해서 위로 올라갔더니 정말 탁트인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사진도 잘 찍혀서 좋았다. 다른 장소들은 아무래도 공부한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여기는 좀 놀러 온 거 같고 힐링하러 온 것 같아서 부담도 없고 좋았던 것 같다.

대구는 왠만한 곳은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대구에도 안 가본 곳이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 앞으로 여러 곳을 다니며 소중한 우리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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