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대구가 건설업체의 무덤인가
왜 대구가 건설업체의 무덤인가
  • 승인 2009.02.1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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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아파트를 지으면 망한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대구지역에 삶의 근거지를 두고 있는 주민의 입장에선 듣기가 몹시 민망하다. 사실 최근 대구지역에 아파트를 신축했던 주택건설업체들이 하나같이 제대로 일어선 업체가 없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런 기사가 나올 법하다고 여겨지면서도 마음은 편치가 않다.

2007년 전북에 기반을 둔 신일이 대구지역 7곳에서 모두 4176가구의 사업을 진행하다 분양이 제대로 안 돼 부도를 낸 것을 비롯하여 2006년 12월 수성구 상동에서 1411가구를 분양했던 동일하이빌이 분양실적 저조로 신용등급이 내려간 가운데 본사까지 서울에서 천안으로 옮기는 수모를 당해야 했다.

또 월드건설이 수성구 시지의 월드메르디앙 미분양으로 유동성이 악화돼 C&우방과 함께 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을 보면 대구지역이 건설업체의 무덤이란 말에 반론을 제기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더욱이 이미 1990년대 우리나라 주택건설시장에서 큰 획을 그렸던 주택건설업체인 대구주택 청구 우방 보성 등이 외환위기를 전후 사라진 예가 있어 부인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 대구지역의 미분양 아파트 수가 2만1324가구로 경기(2만2111가구)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다. 이는 미분양 가구 수만을 집계한 순위이고 공급물량을 감안한 공급 대비 미분양 물량으론 전국에서 단연 1위다. 이런 상황이니 대구에서 아파트를 분양하려면 그만큼 모험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대구지역의 지역내총생산(GRDP)이 전국 16개시도 가운데 최하위다. 1970년대 중반 섬유제품이 수출의 주력제품이었을 때는 대구지역도 호경기를 누렸다. 그러나 1980년대 중공업화단계를 거쳐 전기전자 및 IT산업의 단계를 거치면서 지역경제가 변신을 하지 못한 것이 오늘과 같은 최하위수준에 머물게 된 원인이다. 여기에 주택건설업체들까지 붕괴되면서 지역경제는 극도 위축되기에 이르렀다.

지역경제가 극도로 위축돼 정상적인 아파트 분양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 경쟁적으로 아파트분양에 나섰으니 분양이 제대로 될 리 없다. 미분양사태의 속출에는 주택업체의 책임도 적지 않다.

더욱이 오늘과 같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위기로 전이돼 국민경제가 위축된 상황에선 대구지역의 미분양이 해소되려면 오랜 시기가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대구지역이 건설업체의 무덤이란 말에는 우리도 동의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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