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칼럼] 양극화, 달라지는 대한민국
[재테크칼럼] 양극화, 달라지는 대한민국
  • 김주오
  • 승인 2020.12.2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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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진 하이투자증권 대구WM센터 과장
토드 필립스 감독의 영화 <조커>는 히어로물 최초로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황금 사자상을 수상했다. 영화는 ‘조커’라는 캐릭터가 탄생하게 된 배경을 보여주지만, 그 배경에서 가장 비중 있게 다루는 것이 양극화의 문제다. 한국 영화 최초의 오스카 수상작이자,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서도 우리나라 양극화의 사회적 현상이 반영되었다.

코로나19 이후 대한민국은 달라지고 있다. 주요국 대비 조기 방역에 성과를 내며 수출기업 중심의 경제 회복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K-방역이라 불리며 의료체계의 선진성과 진단키트, 치료제 및 백신의 위탁생산계약 등 한국의 안전성이 또 다른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 기존 세계 1위의 반도체 기술을 비롯해 전기차 배터리, e-스포츠 등 한국의 위상은 커지고 있다. 또한 BTS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2년 연속 수상하며 비틀즈 이후 가장 성공적인 뮤지션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영화 기생충의 오스카상 수상 역시 이전에는 상상치 못한 일이었지만, 결코 우연이 아닌 대한민국의 현재인 것이다. 시대가 변하면, 국가와 기업은 그 변화에 적응해야 하며 새로운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는 국가는 수혜를 입는다.

반면에, 개인이든 기업이든 양극화는 확대되고 있다. 노동이 중요하던 시대에는 개개인이 가진 노동력에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양극화는 제한되었다. 하지만, 디지털, 무인화 등으로 가속화되는 시대가 되면서 노동의 가치는 하락할 수밖에 없고, 반대로 기술을 가진 자본의 가치는 상승되며 양극화는 확대되고 있다. 양극화된 사회에서는 노동 소득으로는 자본 수익률을 따라잡을 수가 없다. 가진 자들이 더 가지게 되는 사회인 것이다.

정인성님의 저서 <반도체 제국의 미래>에서는 반도체 산업에서 기업 간 양극화가 확대되는 원인을 고정비용과 기술력의 차이로 설명한다. 고정비용이 크다는 것은 반도체 시장이 불황일 때 시장 점유율이 낮은 기업들의 적자는 확대된다. 반면 시장 점유율이 높은 기업들은 불황이더라도 이익이 나기 때문에, 투자를 계속할 수 있다. 이때 기술력의 차이가 확대되고 호황으로 돌아섰을 때, 기술력의 차이로 인해 이익의 차이가 발생한다. 이것은 또다시 기술 투자로 이어지며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다. 결과적으로는 양극화는 확대되며 삼성전자와 같은 독과점 지위에 있는 기업은 더욱 성장하게 되는 것을 설명한다.

개인의 소비에서도 양극화 현상은 확대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명품 시장과 저가 시장에서는 소비를 늘리고 있는 반면, 중가 시장에서는 소비를 줄이고 있다. 루이비통을 보유하고 있는 LVMH의 매출액은 매년 늘어나고 있으며 저가 시장을 타게팅 한 다이소는 대부분 물건들의 가격이 저가이기 때문에 가성비를 따지는 현재 트렌드에 부합하며 성장하고 있다.

현재 양극화를 해소하려는 일환으로 주식이 훌륭한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잘못된 투자 습관으로 많은 피해와 부작용도 함께 발생하고 있다. 확률은 낮을지라도 수익률이 매우 높은 방식을 선택하려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는 것이 우려스럽다. 투자의 본질은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행위이다. 육체적 노동을 하지 않는 기업의 경영진이 의사결정을 하며 높은 임금을 받는 행위와 같다. 부단하게 노력해야 하며 자신의 성향에 맞는 투자법을 찾고, 이를 적용하기 위해 시행착오도 겪어야 한다. 때로는 급변하는 시세에 공포와 탐욕을 견뎌야 하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동반하기도 한다. 시세 등락을 살피느라 집중력과 에너지를 소진하게 되고 자신의 생업을 소홀히 할 수 있는 부작용도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필자는 금융투자업 종사자로서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한 단계 성숙해지는 투자문화가 조성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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