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국지성 폭우가 내리는 것을 보니 장마가 벌써 시작 되었는가 보다. 장마와 관련된 것이 많이 있겠지만, 먼저 생각이 나는 것이 우산과 빨래라고 생각해본다. 그런데 우산과 빨래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하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딱 한 단어가 생각이 났다. 우연의 일치일지 모르지만 바로 자주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아침부터 비가 올 때면 집에서 우산을 챙겨주면서 하는 말은, 제발 우산을 잊어버리지 말고 꼭 집으로 가져오라는 것이다. 얼마나 우산을 자주 잊어버리면 비가 올 때마다 강조를 그렇게 하는가? 또한 그렇게 잔소리를 들어도 어디서 잊어버렸는지도 모르게 오늘도 우산을 손에서 멀리하고 돌아온다.
장마 때 가장 많이 그리고 자주 등장하는 것이 바로 빨래라는 단어일 것이다. 그만큼 세탁물이 많아지고 자주 발생된다. 특히 어린이를 키우는 가정에서는 더욱더 많아진다. 그러나 우산과 빨래의 공통점인 자주 잊어버리는 것이라면 과연 빨래의 잊어버림은 무엇일까? 다름 아닌 망각이다.
어떤 물건을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정신을 잊어버리는 망각이다. 내용인즉, 빨래를 삶다가 삶는다는 자체를 잊어버리고 모두 다 태운다는 것이다. 어제도 대 여섯 건의 화재출동 중에 세 건이 바로 다름 아닌 잊어버림으로 인한 빨래 때문에 출동하였다.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비가 자주 내려 많은 빗물이 스며들어 지반이 약화되면 붕괴사고 위험이 높아진다. 집 안팎의 하수구나 배수로 등의 막힌 곳을 정비하고, 담장·축대·옹벽·상습 침수구역 등 붕괴와 침수가 우려되는 생활주변을 꼼꼼히 점검해야한다.
특히 노후 전선 등을 점검하여 누전으로 인한 감전사상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더불어 우산을 잊어버리고 집에 가서 잔소리 듣지 말고, 빨래 삶을 때는 꼭 빨래를 잊어버리지 말고, 빨래로 인한 화재를 예방하자.
이동규 (대구동부소방서 예방안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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