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 문 열렸다! 4강이 보인다
16강 문 열렸다! 4강이 보인다
  • 승인 2010.06.2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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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가 마침내 해냈다. 월드컵 출전 사상 처음으로 해외원정을 통한 16강 진출의 꿈을 이뤘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에 이어 한국 축구사에 찬란한 금자탑을 쌓아 올린 쾌거다. 하지만 나이지리아와 벌인 90분 경기는 혈전에 가까웠다. 전반 시작 2분 만에 이청용이 슈팅한 뒤 나이지리아 골키퍼와 부딪혀 쓰러져서 들것에 실려 나가자 우리 국민들은 불길한 마음에 숨을 죽였다. 다행히 이청용은 금세 일어나 그라운드로 복귀했다.

하지만 위기는 금방 다가 왔다. 전반 12분 나이지리아 공격수 칼루 우체가 한국 문전에서 수비수 차두리의 마크를 뚫고 골을 넣은 것이다. 관전하는 국민들의 마음도 어두워졌다. 안되는 게 아닌가 하고 근심했지만 이정수가 전반 38분에 그리스전과 닮은 모습으로 또 골을 뽑아내면서 팀의 분위기를 확 바꿔 놓았다.

기성용이 올린 프리킥을 이정수가 문전으로 쇄도하며 오른발로 차 넣은 멋진 골이었다. 16강 진출의 고비에서 전반 11분 나이지리아에게 선제골을 내준 한국에게는 감로수 같은 만회골이었다.
뒤 이어 박주영이 자책골 부담을 날려 버리는 통쾌한 역전골을 터뜨렸다. 후반 4분 박주영 스스로 얻어낸 프리킥을 직접 성공시킨 장쾌한 골이었다.

아르헨티나 전에서 자책골을 기록한 박주영이 “몸으로 보여 주겠다”던 약속을 훌륭히 지켜냈다. 청구고 시절부터 대구경북 팬들의 사랑을 받아 온 박주영 이었기에 힘찬 슈팅의 감격은 더욱 컸다. 심리적으로 위축됐던 박주영은 골키퍼의 중심을 빼앗는 멋진 프리킥으로 자신감을 되찾았고 팀 전체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골을 넣은 뒤 박주영의 포효는 마음속의 무거운 짐을 날려버린 폭포수 같은 굉음으로 들렸다. 한국대표팀의 주포인 박주영이 제 몫을 다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회복이었다.

한국은 후반 23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볼 다툼 중 오바시가 공을 가로채 나가는 순간 교체돼 들어 온 김남일이 뒤에서 태클을 한 것이 파울이 되면서 골키퍼와 1대1의 승부를 벌이게 됐고 결국 동점골로 이어졌다. 참으로 무모한 태클로 뼈아픈 한 점을 내 준 것이다. 그 뒤 후반전에만 여러 번 결정적 위기를 맞았으나 다행히 골포스트 옆을 살짝 벗어나면서 그때마다 위기를 모면했다. 어찌 보면 천우신조했다는 말이 적절할 것이다.

아무튼 한국대표팀은 이로써 천금같은 16강 진출 티켓을 따냈다. 한국이 홈그라운드가 아닌 원정경기의 월드컵에서 16강 진출 성과를 거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제부터 험로는 만만치 않다. 미흡한 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더욱 키워 세계를 제패하는 위업을 달성해 주었으면 한다. 허정무호, 정말 잘 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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