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동성로 일대 귀가차량 몰려 나와 한동안 교통 정체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대구지역에서도 연말연시 방역강화 조치가 시작됐다.
대구시는 이날부터 2주간 극장, 노래연습장 등에 오후 9시 이후 운영을 중단하도록 했다. 식당과 카페는 이 시간부터 매장 내 취식을 금지했다. 클럽과 단란주점 등 유흥시설 5종에는 집합금지 조처를 내렸다.
중구 동성로 일대에서도 오후 9시를 기점으로 가게가 하나둘 문을 닫으면서 귀가 행렬이 이어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의류 판매점 등 규제 대상이 아닌 상점만 정상 영업을 이어갔고, 활기 넘치는 성탄절 전야 분위기를 느끼기는 힘들었다.
카페 등 음식점들은 출입문에 “12월 24일~1월 3일 영업시간을 한시적으로 변경합니다. 10:00~19:00”, "9시 이후 포장만 됩니다" 등 안내문을 붙여뒀다. 이날 오후 8시 20분께 한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를 방문한 일행은 "9시까지만 영업한다"는 카페 계산대 직원의 말에 발걸음을 돌렸다.
이 카페 직원들은 오후 8시 50분께 "죄송하지만 9시까지 준비 부탁드린다"고 일일이 알려 매장 안에 남은 손님들을 내보냈다. 카페가 문을 닫기 직전 음료를 사려는 손님이 몰려 줄을 서기도 했다.
오후 9시가 되자 극장과 노래연습장도 문을 닫았다. 한 커플은 운영 중단 조치를 모르고 극장을 찾았다가 바로 돌아 나서야 했다.
대부분 식당은 손님을 내보내고 매장을 청소하느라 분주했다. 일부 패스트푸드점과 분식점에는 손님들이 남아 음식을 먹고 있었다. 주점이 모인 '야시골목'은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가게들은 한집 건너 문을 닫았고, 불이 켜진 가게도 텅 비어 있었다.
오후 9시 이후 동성로 거리에는 귀가하려는 차량이 한꺼번에 몰려나오면서 한동안 교통 정체가 빚어졌다. CGV 대구한일 영화관 앞 도로에는 손님을 태우려는 택시가 줄을 섰다.
이른 귀갓길에 오른 이들의 발걸음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직장인 A씨는 "크리스마스 이브여서 퇴근하고 시내에서 친구를 만났는데, 거의 만나자마자 집에 가야 해 크리스마스 기분도 안 나고 속상하다"고 말했다.
연말 장사를 망친 상인들 얼굴에도 주름이 깊어졌다. 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시내는 주택지가 아니라서 포장, 배달 손님이 잘 없다. 방역에 동참해야 하는 건 알지만, 연말에 손님이 몰릴 것에 대비해 미리 식자재를 준비해 놨는데 이걸 다 어쩌냐"며 하소연했다.
정은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