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쌓여가는 재고…“수입 무일푼”
코로나에 쌓여가는 재고…“수입 무일푼”
  • 박용규
  • 승인 2021.01.2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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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대 규모 불로목공예단지
전시회·축제 행사 자취 감추며
전통악기 등 공예품 매출 급감
일부 업체서는 직원까지 감축
값싼 수입품 늘면서 설 곳 잃어
국악기공예품3
21일 대구 동구 불로공예단지 내 불로 국악기 제작소에서 관계자가 쌓여있는 재고 국악기를 정리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예년 같으면 다가오는 설, 정월대보름 행사 등으로 국악기 수요가 한창인 시기에 코로나19로 인한 공연 취소 및 금지 등으로 판매가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코로나19로 축제나 행사가 없고 관광지들이 쇠퇴하니 수입은 0에 가깝다고 봐야죠.”

지난 21일 만난 장세일 대림목공예 대표는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난 이후 대구 동구 불로목공예단지에 불어닥친 현실을 이렇게 표현했다.

불로목공예단지는 불로동, 봉무동 일원에 목공예업소 70여 개소가 집단화해 운영하는 전국 최대 규모 단지다. 관광용품, 사물 악기, 가구 등 300여 종 상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전국 목공예품 생산의 80%를 차지한다.

이곳에는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55호 엄태조 소목장 등 많은 명장 및 명인들이 있다. 수준 높은 공예 기술을 보유해 제주도, 울릉도 등 관광지에서 판매하는 많은 목공예품들은 대부분 이곳에서 가공 작업을 받는다. 때문에 이전부터 중국·동남아시아 등지의 값싼 공예품들이 수입되면서 경쟁력을 잃었음에도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경제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관광지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줄고 각종 전시회나 박람회, 국악 공연 등의 축제·행사가 자취를 감춘 탓이다.

장세일 대표는 “대부분 벽조목 팔찌나 전통 악기 등 공예품 위주로 판매하는데 이 제품들이 설자리를 잃었다”며 “단지 내 1~2개 업체가 제기(祭器)를 제조하고 일부 업체만이 실생활에 쓰이는 탁자나 의자 같은 가구를 전문적으로 다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50% 이상의 업체들이 가족 운영 형태인데 생산만 하고 재고가 계속 쌓이는 중”이라며 “절반 이하 직원 고용하는 업체들은 직원 수를 줄였다”고 덧붙였다.

단지 내에서 장구, 북 등 사물 악기를 주로 제조·판매하는 A씨도 “정월대보름, 설날이 다가오는 이맘때쯤 국악 공연을 하는 사람들이 자주 악기를 찾는데 올해는 기대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온라인 시장을 성장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크지 않다. 앞서 기술한 것처럼 낮은 가격을 자랑하는 해외 수입품들 때문에 상대적 고가인 국산품들이 경쟁력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윤재섭 한국여가연구소장은 “지금처럼 사람들 움직임이 감소해 관광 여행이 줄어들면 이에 관련한 많은 연계 상품도 그만큼 안 팔릴 수밖에 없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박용규기자 pkdrg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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