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댓가지 붙잡고 몸을 떨던 그 애
네거리 모퉁이 술가겟집 딸
귀먹은 아비는 고래고래 악을 쓰고
청댓가지 잡으면 콧소리도 슬프던
늪처럼 잡아끄는 이상한 향내
젖가슴 일찍 벙글어 비밀도 많고
홑 잠방이 바람나게 달음질치면
눈앞 아찔하게 출렁대던 가슴
청댓가지 붙잡고 점을 치던 애
술가겟집 홀아비 외동딸 그 애
넓으나 넓은 세상
철모르던 클레멘타인
◇이향아= 『현대문학』 추천으로 문단에 오른 후,『별들은 강으로 갔다』등 시집 23권.『불씨』등 16권의 수필집,『창작의 아름다움』등 8권의 문학이론서를 펴냄. 시문학상, 윤동주문학상, 한국문학상, 아시아기독교문학상, 신석정문학상 등을 수상함. 현재, 국제P.E.N한국본부 고문, 한국문인협회, 한국여성문학인회 자문위원. <문학의 집· 서울> 이사. 호남대학교 명예교수.
<해설> 소문, 살다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근거 없는 소문에 휩쓸릴 때가 있다. 누구는 어떻다느니, 누구는 그랬다느니 그 떠도는 말로 인해 어떤 이는 몹쓸 사람이 되고 어떤 이는 상처를 받게 된다. 작금에 이르러선 상대를 상하게 하려고 부러 거짓 정보들을 흘리는 일도 허다하다. -정광일(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