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과 선거
재난지원금과 선거
  • 승인 2021.02.24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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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학교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흔히들 하는 말이 있다. ‘선거 때 얻어먹더라도 표는 바로 찍어라’ 작년 총선 때 코로라19를 핑계로 국민들에게 풀어먹인 돈에 관계없이 표를 바로 찍은 국민들이 얼마나 될까. 받은 돈과 투표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을까. 정부·여당은 총선에서 어쨌든 대승을 거두었다.

4월 재·보선 선거를 앞두고 4차 재난지원금이 계획되고 있다. 20조원 안팎으로 추경이 결정될 모양이다. 정부는 선별지원을, 민주당은 국민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보편지원을 줄다리기 하다가 코로나 제3차 대유행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등 피해계층을 돕는 선별지원으로 결정이 났지만 민주당은 전 국민에게 돈을 풀지 못해 못내 아쉬운 마음이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당과 정부는 넓고 두터운 재난지원금을 마련한다”고 말했다. 또 신복지제도와 관련하여 ‘유치원 무상급식’검토를 제안한다며 이것이 민주당 서울시장후보의 공약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시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피해계층 지원과 저소득 취약계층보호, 고용 위기 극복을 위해 사각지대를 최소화하여 “최대한 폭 넓고 두텁게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과 여당대표가 유독 ‘넓고 두텁게’ 지원을 하겠다는 점을 강조한다.

대통령은 4차 지원금을 3월 중으로 지급토록 속도를 내라고 주문했다. 지난 19일에는 코로나가 끝나는 상황에서 전 국민에게 ‘위로지원금 지급’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선거용 백지수표 위로금이라고 고백하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100여석을 가지고도 힘없는 제1야당의 외침이다. 코로나가 아직도 기승을 부리고 있고 백신을 맞느냐 안 맞느냐로 말들이 많은데 대통령이 전 국민 위로지원금을 꺼낸 이유가 무엇이겠나. 4·7선거가 끝나고 코로나가 어느 정도 소멸된 뒤에 해도 될 말이다. 선거를 눈앞에 두고 오해 살 만한 말을 하고 있다. 한 여당의원은 야권에서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선거용이라고 비판한데 대해 ‘주권자에 대한 국민 모독’이라고 힐난했다. 선거전에 꼭 지급해야 할 이유를 설명했다면 선거용이라고 비난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 4차 지원을 받게 될 대상들은 정부의 시책에 만족하고 있을까. 지원을 받고 투표는 엄하게 할 수 있을까.

옛날 국회의원선거 때 현금을 뿌리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 70줄의 어떤 부인이 그 때 돈 5천원을 받고 투표는 다른 사람에게 했다는 말을 자랑스럽게 하는 것을 들었다. 그 아주머니가 한 행동은 옳은 것이었을까. 이런 말도 들은 적이 있다. 선거를 앞두고 돈을 받거나 대접을 받고 표는 나름대로 바로 찍겠다고 작정했는데 막상 투표장에 가면 ‘그 사람이 그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들어 대접받은 후보자에게 손이 가더라는 것이다. 이런 헐거운 마음을 가진 것이 바로 우리 국민들이다. 선거 때마다 국민들은 옳은 투표를 하겠다고 다짐하지만 무엇이 옳은 것이지 판단을 하려들지 않는다.

선거는 분위기요 바람이라는 말이 있다. 그 말이 옳은 말인지도 모른다. 국민들의 선거의식은 변함이 없는데 옛 선거와 지금 선거가 다른 것은 선거전문가들의 의해 선거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선거의 핵심은 정권유지와의 결부다. 어떻게든 선거에 이기기만 하면 정권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정권 핵심부는 선거 때만 되면 온갖 수단 방법을 다 동원한다.

전 여당대표는 장기 집권 20년을 자신 있게 말한바 있다. 문재인 정부에 들어 특이한 점은 청와대정부와 여당이 죽이 잘 맞는다는 것이다. 청와대 출신이 의회로 쉽게 진출하고 여당의원이 장관으로 발탁되는 것이 아주 당연시 되고 있다. 친노·친문 중심으로 ‘민주주의 4.0’이라는 모임이 있다고 한다. 힘깨나 쓰는 여당 정치인들이 포진하고 있다. 회원이 58명인데 56명이 민주당 현역의원이라고 하며 이들의 정치적 목표는 4번째 민주당 정권 창출에 있다. 이들은 임기 말로 갈수록 국정운영 방향이 차기 선거에 맞춰져야 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라고 말한다. 이들은 정치장애물은 과감하게 제거하면서 때로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앞서하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입법부와 정부의 할 일이 중첩되고 양측이 검찰 죽이기에 힘을 합치는 모습을 보인 것이 좋은 예다. 국민은 힘이 없지만 선거로 단결하면 큰 힘을 발휘한다. 재난지원금과 선거는 완전 별개라는 생각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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