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 ‘풍운아 정치인’ 윤석열의 등장
[윤덕우 칼럼] ‘풍운아 정치인’ 윤석열의 등장
  • 승인 2021.03.08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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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항간의 예상대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권 지지율이 총장직 사퇴를 계기로 수직 상승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23명을 대상으로한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 조사에서다. 이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이 32.4%로 단숨에 1위에 올랐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크게 따돌렸다.

그의 등장으로 내년 3월9일, 딱 1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판에 상당한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줄곧 선두권을 유지하던 여권의 이재명과 이낙연 독주에도 비상이 걸렸다. 여론조사 지지율이 한자릿수에 불과하던 야권주자들은 더욱 그렇다. 한자릿수의 지지율이지만 유승민이나 원희룡보다는 지지율이 약간 높았던 홍준표. 윤의 등장으로 실낱같은 희망마저 없어졌다. 홍은 존재감이 사라지면서 자신의 처지가 우습게 된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윤석열 전 총장이 사퇴하기 전부터 사퇴하면 안된다는 만류의 글을 올렸다. 홍은 윤 총장의 사퇴가 확정되자 검찰을 혹독하게 비판했다. 검찰을 비판했지만 사실은 잠재적 경쟁자인 윤석열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조국은 이내 홍의 페북글을 공유했다. 얼마나 마음에 들었으면 그랬을까. 조국이 공유할 만큼 홍은 신랄하게 친정인 검찰을 비판했다. 검찰을 비판하려면 윤 총장이 사퇴하기 전에 비판했어야 했다. 사퇴 후에 비판한 것은 그만큼 경쟁자로서의 부담을 크게 느꼈기 때문이다. 홍이 이러할진데 당장 큰 위협을 느끼는 여권은 더하다. 윤 총장이 사퇴하자마자 비난의 화살을 퍼붓고 있다. 그 비판도 자못 원색적이다. 그만큼 윤 전 총장을 위협적으로 보고 있다.

사퇴하자마자 여론조사에서 1위로 뛰어오른 풍운아 윤석열.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듯이 국민들이 그에게 거는 기대가 적지않다.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긴 윤석열. 그의 말대로 박근혜 정부의 적폐청산으로 문재인에게 발탁된 그였지만 불법이 있으면 문재인 정부에도 가차 없는 매스를 들이댔다. 월성원전 사건, 라임·옵티머스 사건, 김학의 출국금지 사건, 현재 재판 중인 조국 전 장관과 그 가족 등의 사건, 울산시장 하명수사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국민들은 알고 있다. 윤석열 찍어내기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무산시키려는 정권의 몸부림이었다는 것을…. 지금까지 그런 검찰총장을 보기는 힘들었다. 그렇기에 국민들은 윤 전 총장의 추상같은 태도에 박수를 치고있다. 박근혜 정부의 적폐청산에 앞장섰던 윤석열. 지금 문재인 정부의 폭주와 더불어민주당을 보면 문재인 정부 탄생에 일조한 윤석열을 원망하는 국민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그의 말은 정의의 수호신처럼 비춰지며 국민의 환호를 받고 있다. 그의 입은 늘 국민을 향하고 있다.

“저는 오늘 총장을 사직하려 합니다.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저는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 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습니다.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러나 제가 지금까지 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습니다. 그동안 저를 응원하고 지지해주신 분들, 그리고 제게 날 선 비판을 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윤석열 검찰총장 사퇴의 변이다. 2019년 7월8일 인사청문회에서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는 “정치적 사건과 선거사건에 있어서 어느 한 편에 치우치지 않고, 법과 원칙에 충실한 자세로 엄정하게 처리하겠다”면서 “국민의 눈높이와 동떨어진 정치논리에 따르거나 타협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그는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을 통해 “기본적 헌법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를 더욱 굳건히 하고, 공정한 경쟁질서와 신뢰의 기반을 확립하는 데 형사법 집행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검찰의 주인이자 의뢰인인 국민에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법이 적용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믿음을 드리겠다”고도 했다.

윤석열. 이제 자유로운 몸이 되었다. 평생 검사노릇만 한 사람이 갑자기 정치에 뛰어들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는 권력과 대항하여 과감하게 소신을 지킨 용사다. 민주화운동으로 감옥에도 안 가고 따라만 다니던 사람들이 운 좋게 권력을 잡은 것과는 크게 다르다. 이재명 경기지사. 윤석열 총장 사퇴 전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줄곧 선두권을 유지했다. 그의 이력도 살펴보면 별거 없다. 변호사 출신의 정치인이다. 문재인도 그렇고 노무현도 그랬다. 반짝 인기에 힘입어 뭔가 해내는 듯싶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주저앉았던 인물들이 있다. 박찬종, 조순, 고건, 반기문 등이다. 윤석열의 강단을 보면 그들처럼 쉽게 주저 앉을 인물이 아니다. 그럴수록 여권의 해괴망측한 음모와 비판이 진행되고 심지어 함량 미달인 야권주자들의 공격도 받을 것이다. 모두 헤쳐 나가야 할 윤석열의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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