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므로 나의 인물들은, 단순한 사실적 모방이 아닌 현실 저 너머에 있는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형상화함으로써 자연으로써의 인간, 원죄 이전의 순수했던 인간에 대한 끝없는 질문의 확장을 통해, 곧 나의 존엄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동판 위에 새겨진 그 질문들은 오랜 과정을 거쳐 담백하고 따뜻한 물성을 지닌 한지 위에 새로운 흔적으로 떠오르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 속 인물들은 내 삶에 있어 나를 살아 움직이게 하는 필연적 존재임을 확인하곤 한다. 그것을 확인하는 그 지점이 나의 작업을 지속하게 하는 이유이며, 어쩌면 신기루일지도 모르는 답들을 만들어 가기 위한 출발점이기도 할 것이다.
※ 정희윤은 경북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를 졸업했다. 보나갤러리와 연지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소나무 갤러리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교육협회, 대구현대미술가협회, 계정예술인촌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