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신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커뮤니케이션에 달렸다
<대구논단> 신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커뮤니케이션에 달렸다
  • 승인 2010.07.13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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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효 진 스피치 컨설턴트

남아공 월드컵에서 원정 사상 첫 16강 진출을 달성시킨 허정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연임을 포기했다. 이에 따라, 후임 감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허정무 축구 대표 팀 감독의 후임으로 국내 지도자를 선임한다는 원칙을 표명했다. 외국인 감독을 제외한 10여명의 전·현직 감독 후보 중 축구지식과 리더십, 경험 등의 경력을 토대로 조만간 기술위원회를 열어 선발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사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거스 히딩크, 움베르트 쿠엘류, 조 본프레레 등 많은 해외파 감독들이 우리나라 국가대표 축구팀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허정무 감독이 이번에 거둔 성과로 국내파 감독은 안 된다는 편견은 깨졌고 앞으로도 국내 지도자가 선임돼 좋은 성과를 일궈낸다면 국제 경쟁력을 갖춘 국내 지도자 육성의 발판이 다져질 것이다.

그런데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기준이 해외파와 국내파로 나눠 살펴보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 지도자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허정무 감독의 별명은 `진돗개’라고 한다.

한번 물면 놓치지 않는다는 선수시절의 명성과 우직하고 독선적이기까지 하다는 성격이 어우러지며 현재까지 통용되는 별명이다. 전남 드래곤즈 시절에도 허정무 감독은 `무서운 호랑이 감독’으로 통했다. 강한 리더십이 허정무 감독의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허정무 감독은 이번 2010남아공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선수들과의 `소통’을 중시해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훈련이 끝날 때마다 환하게 미소를 보이며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고, 식사시간과 휴식시간에는 선수들과의 스킨십을 한층 늘렸다. 선수들을 대하는 표정 자체도 환해졌다. `주장’ 박지성 선수를 통해 전달되는 선수들의 의견도 대폭 수렴했다.

남아공 월드컵 본선 매 경기가 열리기 전에는 코칭스태프들을 제외하고 23인의 선수들끼리 팀 미팅을 진행하도록 하기도 했다. 선수들끼리의 대화와 소통으로 팀이 굴러가도록 만든 것이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 발탁을 위해 95명의 선수들을 불러들여 점검을 거치기도 했다. 오랫동안 한국인 감독의 한계점으로 지적된 `학연’과 `지연’을 타파하겠다는 강한 의지였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일궈낸 거스 히딩크 감독도 생각해보자. 당시 국가대표팀의 주장이었던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히딩크 감독을 이렇게 평가했다. “히딩크 감독의 장점은 축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응용력이다. 그런데 무엇보다 강한 인상을 남긴 건 선수들의 마음을 읽고 그들과 함께 목표를

공유하고 도전하고 성취하는 모습은 역시 프로는 다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라고 말이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로 선후배 규율이 엄격한 우리나라에서 선수들 간의 커뮤니케이션 저하가 경기력에 크게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해 식사 시간에 선후배와 구별 없이 식사를 하도록 하는 등 수평적인 관계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물론 이들 감독 또한 그 이면에 부족한 부분들이 있었겠지만 우리나라 축구 역사상 새로운 기록을 남길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감독과 선수들 간의 소통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이 있었기에 선수들이 스스로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실력을 발휘할 수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국가대표 감독 후보자들을 상대로 협상이 시작돼 후보자들을 만나 그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대표팀 감독을 맡을 수 있는지 검증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남아 있다. 과연 누가 허정무 감독의 뒤를 이을지 주목되고 있다. 이번에 선임되는 신임 축구 국가대표 감독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지휘봉을 맡게 될 것이라고 한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또 한 번의 신화를 이뤄내기 위해 이번 차기 월드컵 국가대표 감독이 누가 선임되느냐는 중요하다. 이번 차기 국가대표 감독 또한 선수들과의 훈련을 통해 자연스럽게 서로 마음을 열고 소통하며 믿고 따르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지도자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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