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편하니까”…입식 문화 자리잡는 대구 장례식장
“더 편하니까”…입식 문화 자리잡는 대구 장례식장
  • 조재천
  • 승인 2021.04.0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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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앉았다 일어서는 상주 등 유족 건강 배려
조문객·일반인도 “그동안 불편했는데 긍정적 변화”
장례식장입식문화(1)
대구파티마병원은 지난 1월 장례식장 접객실 내 좌식 테이블을 입식으로 모두 바꿨다. 사진은 지난달 23일 장례식장 조문실 및 접객실 모습.

대구 지역 장례식장에 입식 문화가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접객실 좌식 테이블이 하나둘 사라지고 그 자리를 입식 테이블이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식당이 입식 문화를 따르는 것과 달리 장례식장은 좌식 문화를 이어 왔지만, 조문객의 건강과 편의를 고려해 입식 테이블을 설치한 곳이 점차 늘고 있다.

특히 대구파티마병원 장례식장은 지난 1월 모든 접객실의 좌식 테이블을 입식으로 바꿨다. 지역 대형 병원 장례식장 가운데 입식 테이블만 있는 곳은 대구파티마병원이 유일하다. ‘양반 다리’가 허리나 무릎에 좋지 않다는 정보가 퍼지면서 노약자나 장애인 등 조문객 편의를 위해 입식으로 새 단장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여기에다 장례식장 조문실에는 상주가 앉는 의자가 놓여 있다. 하루 종일 조문객을 맞으며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상주의 건강을 배려한 것이다. 대구파티마병원은 수도권 대형 병원 장례식장을 벤치마킹해 병원 사정에 맞게 탈바꿈했다. 이처럼 장례식장 문화도 조문객과 상주 편의를 중심으로 서서히 바뀌어 가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2010년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장례식장도 서구화되기 시작했다. 대구의 경우 서울이나 경기 등 수도권과 비교하면 입식 문화를 받아들이는 정도가 늦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간 좌식 테이블에 앉아 있으면 몸에 통증이 온다는 조문객들의 불만도 있었다. 입식 테이블로 바꾸고 나서는 유족과 조문객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다”고 했다.

일반 시민들 반응도 호의적이다. 북구 복현동에 사는 정 모(32) 씨는 “장례식장이 예를 갖춰야 하고 조심스러운 분위기도 있다 보니 변화된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린 것 같다. 식당에 좌식과 입식 테이블이 있으면 입식 테이블에 앉는 것이 일반적인 것처럼 장례식장이라고 해서 다를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호의적으로 평가했다.

지역 대형 병원 장례식장 중 경북대병원과 계명대 동산병원은 입식과 좌식 문화가 혼재돼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 장례식장의 경우 입식과 좌식 테이블이 함께 설치된 곳도 있고, 입식 또는 좌식 테이블만 있는 곳도 있다. 영남대병원과 대구가톨릭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의 경우 접객실 내 일부만 입식 테이블을 갖췄다.

한국장례협회 관계자는 “원래는 어르신이나 장애인의 불편함이 없도록 하기 위해 입식 테이블이 설치됐는데, 좌식보다 입식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장례식장 문화도 바뀌어 가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런 문화가 어색하다거나 만족스럽지 않다면 유족들이 반발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조문객들도 선호하는 추세여서 협회에서도 긍정적인 변화로 보고 있다”고 했다. 조재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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