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물이 끓는 소리는
계곡에서 들려오는
여울물 소리다.
차를 달이는 소리는
산허리에서 들려오는
뻐꾸기소리다.
차를 우려내는 소리는
산사에서 들려오는
풍경소리다.
차를 따르는 소리는
심산에서 들려오는
작은 폭포소리다.
차 마시는 소리는
마음을 비워 주는
솔바람 소리다.
찻잔을 닦는 소리는
삶의 깊이를 일깨우는
맑음의 소리다.
◇김병래= 1946년 충남 서산生. 전 KBS부산방송 아나운서 부장, 문예시대 수필시대 시와 수필 등단, 부산문인협회 회원, 부산시인협회 회원. 알바트로스 시낭송회 자문위원, 가산문학 우수작품상 수상, 국제다문화 시공모전 입상, 문예시대 작가상, 경성대학교 사회교육원 스피치지도교수. 저서: 내가 사랑하는 세여인(시집)외 다수 아나운서와 술(수필집).
<해설> 팽주의 고요한 찻자리를 또한 고요히 바라보게 되는 수채화 같은 글이다. 차를 준비하고 거두는 모든 것은 자연과 상통한다. 온갖 여운이 좋은 소리를 다 끌어다 쓴 이 글은 과유불급(過猶不及)을 무색케 한다. 여기에 걸 맞는 모습으로 찻자리에 마주하고 싶은 글에, 맑고 비움을 곁들인다. -정소란(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