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세대, 20대를 보는 시각
아픈 세대, 20대를 보는 시각
  • 승인 2021.04.1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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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광 대경소비자연맹 정책실장 경제학 박사
예전에 중앙로에 있는 서점에서 김난도 교수가 쓴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구입한 적이 있다. 이 책을 구입한 계기는 다소 엉뚱했다. 그 당시 아프리카 지역에 관한 자료를 읽으면서 관련 도서를 구입하려고 잠시 서점에 들렀는데 마침 "아프리카 청춘"이라는 책이 눈에 띄여 급한 마음에 구입했다. 집에 도착해 책을 펼쳤는데 아불싸 김 교수가 쓴 에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불안한 미래와 외로운 청춘을 보내고 있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당시 20대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반면 정년이 보장된?국립대학 교수로서 비교적 평탄한 길을 달려온 사람이 부의 세습이 일반화되고 계층이동의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젊은이들에게 끊임없는 노력과 시행착오를 통한 성장만을 강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있었다.

어느 시대나 청춘들이 느끼고 부딪히는 문제는 비슷하지만 그러한 문제를 풀어가는 방법은 상이하다. 청춘의 맨토로서 상반된 의견을 제시한 김제동 씨와 서장훈 씨의 유튜브 영상을 봤다. 어느 여성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알바를 좀 하긴 했지만, 일은 하고 싶은데 무엇을 해야될지 모르겠다. 취직을 못하고는 있는데, 주변에서 너는 취직을 안할 것인냐? 어디에 할 것인지? 무엇을 할 것인지? 자꾸 물어 볼 때 마다 뭐라고 대답할지 몰라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김제동 씨는 "그렇게 있으면 된다. 시간을 주던지, (기성세대들이) 20대가 되면 취직이 잘되는 사회를 만들어주던지"라는 사이다 발언을 했다.

반면에 서장훈 씨는 "무책임하게 여러분을 응원한다? 여러분들의 청춘을 응원한다? 무슨 뭐 아프니까 어쩌고 다 뻥입니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기성세대들은 인기를 얻기 위해 "여러분이 하고 싶은 것 즐기면 다된다"고 무책임하게 응원한다고 질책했다. "노력하는 자가 즐기는 자를 못 따라간다 라는 말은 뻥이다. 그렇게 안된다. 즐기는 것의 방법의 차이가 있겠지만 즐겨서 이루낼 수 있는 것은 저는 단언코 없다고 생각한다. 자기가 도와주지 못하면서 무책임하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는지 분노한다."고 했다. 청춘들이 겪는 문제는 사회구조적인 모순일수도 있고 개인적인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분노하고 공감한다고 그리고 채근한다고 해서 해결될 수도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4·7 재·보궐선거 후에 나타난 20대에 대한 견해도 상이하다. 지난 4월 7일 지상파 방송3사(MBC·KBS·SBS) 출구조사 결과 야당인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당선에는 20대 남성들의 역할이 컸다.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연령별 지지도를 분석한 결과, 오 후보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사이의 가장 큰 격차가 나타난 연령층은 20대 남성이었으며, 이들의 72.5%는 오 후보에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후보를 지지한 20대 남성은 22.2%에 불과했으며, 그 격차는 50%가 넘었다. 지난 박근혜 정부가 탄핵되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것은 20대가 그를 지지했기 때문에 가능했지만, 반면에 이번 보궐선거에서 20대가 여당 후보에 등을 돌렸다. 이에 대해 박영선 후보는 "20대의 역사 경험치가 낮다."고 그들을 폄하하였다.

이렇듯 몇 년 사이에 20대가 이렇게 변화한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 "기회 평등, 과정 공정, 결과 정의" 는 정치인 문재인을 상징하는 캐치프레이즈다. 문재인 정부는?국정의 핵심으로 '공정'을 내세웠으며, 이러한 공정은 20대의 시대정신이기도 하다. 여당은 박근혜 정부 시절 불공정에 대해 '분노하라'고 외치면서 촛불을 들었으며, 그 결과 정권교체는 성공하였다. 그후 집권한 문재인 정부는 말로는 공정을 외쳤지만 조국 사태, 윤미향, 추미애 등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이 정부가 공정한지에 대한 의심을 품기 시작하였으며, 결국 LH사태를 겪으면서 불공정한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렸다.

또한 20대들이 문재인 정부를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원인은 전문가를 존중하고 그들이 제시한 의견을 받아드려 정책을 수립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신념을 바탕으로 먼저 정책을 세워 놓고 그러한 정책을 합리화하기 위해 전문가의 자문을 구한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최대의 정책으로 언급되는 소득주도성장정책, 탈원전정책, 부동산 정책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와 여당이 신념과 자근거 없는 신감으로 정책을 밀어부쳤지만 그 결과 반대로 일자리는 줄어들었고,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내집 마련의 꿈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20대들은 강직하고 진정성을 보이면서 진중한 정치인이 등장해 올바른 정치를 해 주기를 바라며, 정치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세상이 왔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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