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정부에 기증한 2만 3천점의 문화재 및 근현대 미술품 전시공간 유치에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15일 밝혔다.
경주시는 한 해 평균 1천500만명 이상이 찾는 국내 최대 관광지이며, 신라 천년고도로 찬란한 불교문화를 꽃피운 민족예술의 발상지이다.
특히 시가 주목하는 기증품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전달된 2만1천600여 점의 고미술품. 이 가운데 신라 관련 유물도 상당수 있기 때문에 시는 국립중앙박물관 측과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근대 미술사에 큰 획을 그은 손일봉, 김만술 등이 후학을 양성했던 국내 첫 예술전문대학인 '경주예술학교'가 있던 곳도 경주다.
이런 역사적 배경으로 회화, 서예, 조각, 도예 등 1천여명이 넘는 각 분야의 예술인이 창작활동을 하고 있고, 솔거미술관, 우양미술관, 알천미술관 등 다수의 전시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점도 또 하나의 요인이다.
또 2019년에 제정된 신라왕경특별법에 따라 신라왕경 핵심유적 15개소에 대한 정비복원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는데, 이건희 컬렉션과 연계된다면 경주는 세계적인 역사문화도시로 거듭나게 된다.
고 이병철 회장과 경주와의 남다른 인연도 명분으로 작용한다.
그는 경주이씨 판정공파 후손으로 중앙종친회장을 맡았는데, 경주 동천동 소재 경주이씨 제실 앞에는 그가 친필로 직접 쓰고 희사한 '경모비'가 자리 잡고 있는 등 고 이병철 회장과의 아주 특별한 인연이 있다.
이에 시는 경주이씨 종친회와 손잡고 홍라희 여사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유족 측에 뜻을 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주낙영 경주시장과 김석기 국회의원은 지난 13일 경주이씨 종친회 이상록 회장을 만나 "이건희 컬렉션 전시관이 경주에 온다면 부지제공, 건축비 분담 등 모든 행.재정적 지원을 제공할 것이다.경주역사 이전부지, 구 시청사 부지, 황성공원, 보문관광단지 내 육부촌, 경주엑스포대공원 등 삼성 측이 원하는 장소 어디라도 제공할 용의가 있다"며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경주=안영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