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여름휴가, 국립공원에서 즐기자
<기고> 여름휴가, 국립공원에서 즐기자
  • 승인 2010.07.25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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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준 열 가야산국립공원사무소 자원보전과장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로 지친 우리들에게 여름휴가는 누구에게나 달콤한 휴식과 여가의 기회가 된다. 여름휴가를 계획하며 드넓은 바다와 상상만으로도 시원해지는 계곡을 떠올릴 것은 너무도 자명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휴가철 가장 많은 탐방객이 찾는 국립공원에서 근무를 하는 탓에 30년이 넘도록 여름휴가를 즐기지 못했다. 혹자는 멋진 산과 시원한 계곡이 있는 훌륭한 휴식처인 국립공원에서 일하는데 항상 휴가가 아니냐? 라고 부러움과 질투가 섞인 말로 얘기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자연생태계와 경관을 대표하고 문화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국립공원은 국민 모두의 여가와 쉼의 공간으로 오랫동안 사랑 받고 있다. 30여 년 전만 해도 해외여행이 대중화되지 않아 대부분의 국민들은 가까운 국립공원을 찾아 피서를 즐겼다. 필자의 공원관리 경험을 돌아보면, 국립공원에서 휴가를 즐기는 국민들의 모습이 어떻게 변했는지 한눈에 들어온다.

그때만 해도 환경보호 의식이 없어 계곡을 해수욕장으로 착각한 듯 수영을 한다거나, 계곡에서 불을 피워 돌 위에 고기를 구워 먹는 행위, 출입금지 구역에서 야영을 하는 행위 등 무질서 행위를 자주 목격했다. 일상에서 벗어나 휴가를 즐기고자하는 들뜬 마음은 이해하지만 자연에 대한 배려가 많이 아쉬웠던 부분들이다. 그때마다 막무가내인 사람들을 설득하고 단속하는 일이 쉽지 않아 애를 먹은 기억이 난다.

그렇게 지나간 시간들의 결과인지 요즘 국립공원을 찾는 탐방객의 모습 속에서 많은 변화를 볼 수 있다. 지정된 곳에서 취사는 기본이고 보호구역이라는 안내판을 보고는 쉬려던 마음을 접고 일어나는 모습, 야생동물을 배려하여 산 정상에서 `야호’를 하지 않거나, 남의 쓰레기까지 주워 담아가는 모습들을 보면서 필자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에 뿌듯함을 느끼고 국립공원과 우리나라 환경 미래의 희망을 보게 된다.

그럼 올 여름 국립공원으로 떠나보자! 그리고 실천해보자! 자기쓰레기 되가져가기! 계곡에서 물놀이·취사·야영하지 않기! 보호지역 출입하지 않기! 우리가 먼저 자연에 대한 작은 배려심을 가지고 품격 높은 휴가를 즐긴다면 자연도 우리들에게 품격 높은 휴식처를 오랫동안 제공해 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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