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학생에게도 배울것은 배워야 한다
어린 학생에게도 배울것은 배워야 한다
  • 승인 2021.06.08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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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현 사회2부장

대구시가 지난 5일부터 20일까지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1.5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다.

지난 2월 중순 이후 3개월여만이다. 지난달 유흥주점과 바(bar)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면서 지난해 2∼3월 1차 대유행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5일부터 식당·카페는 오후 9시까지 운영을 제한했다. 백신접종이 더딘 가운데 코로나19확산세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반면 코로나19로부터 가장 안전지대로 불리는 학교는 2학기 전면 등교를 준비중이다. 이미 대구는 전교생이 400명 이하이거나 전교생이 400명을 초과해도 학급당 학생수가 25명 이하인 경우 전면 등교를 허용하고 있다. 교육부에 앞서 올 3월부터 사실상 전면 등교를 했지만 학교내 코로나 감염건수는 단 한건도 없었다.

간혹 일선학교에서 산발적으로 코로나 19확진자가 발생해도 대부분 부모, 조부모로 부터 감염됐거나 외부에서 감염된 것이다. 한 교실에서 수업을 하고 교내 식당에서 함께 밥을 먹는데 어떻게 학교내 감염이 없었을까?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학생들이 마스크를 항상끼고 수업을 듣고 식사를 할때도 얘기를 하지 않고 조용히 식사를 한 후 마스크를 착용하기 때문이다. 개인 방역과 위생을 철저히 한 결과다. 여기다 대구시교육청과 일선 학교에서 방역에 철저를 기한 것도 한 몫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수성구 A중학교에서 강사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학부모, 학생들의 동요가 생겼다. A중학교에 자녀가 다니는 후배한테서 전화가 왔었다.

딸이 스포츠강사가 가르치는 수업을 들었는데 걱정이라며 안절부절했다. 하지만 후배의 자녀를 비롯해 수업을 들은 모든 학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개인 방역과 위생에 철저를 기한 결과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다. A중학교 1~3학년 전체 학생들이 코로나 검사를 받았지만 단 한명(감염경로 불분명)이 약하게 코로나에 감염됐을 뿐 400여명의 학생이 모두 음성이었다. A중학교와 같은 식당을 사용하는 같은 재단의 B여고는 전교생이 모두 코로나 음성 판정을 받았다.

B여고 학생들이 철저하게 마스크를 착용한데다 교장부터 일선교사까지 교내 방역과 학생들의 위생에 철저를 기한 결과다.

A중학교와 B여고 뿐만 아니다. 대구지역 모든 학교에서 철저한 방역수칙을 지키고 학생들이 자기 위생에 만전을 기하고 있어 대구에서는 학교내 코로나 감염이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 무더위와 마스크 착용에 따른 거부감을 가질 법한 초등학생들도 오히려 어른들보다 마스크를 더 잘쓰고 손소독을 잘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학교내 집단감염이 발생하지 않은 것이 우연이 아닌 교육당국의 노력과 학생들의 방역수칙 준수로 인한 결과라고 할수 있다.

하지만 일부 기성세대들의 상식에 벗어난 행동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2월부터 1년 5개월 가량을 마스크를 끼고 일상 생활에서 제약을 받다보니 몸과 마음이 지친것은 충분히 이해할수 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이 급격히 무뎌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식당이나 맥주집을 가본 사람들은 한번쯤은 경험했을 것이다. 음식을 섭취할때만 마스크를 벗고 얘기할때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는것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조용히 얘기하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술을 한 두잔 마신 후 목소리가 높아지고 침까지 튀겨가며 고성을 지르는 사람도, 마스크를 끼지 않고 기침을 하는 사람, 특히 정치 얘기를 하면서 자신이 선호하거나 비호감인 정치인을 두고 핏대까지 세우고 거품을 무는 사람도 꽤 봤을 것이다.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 격상후에는 음식점을 거쳐 야외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도 흔치 않게 있다고 한다. 전 국민이 백신접종을 하기에는 시간이 걸린다. 백신접종을 하더라도 공공장소나 다중시설에서 무분별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코로나19가 우리사회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

어른들도 어린 학생들에게 배울것은 배워야 한다. 어른이니 괜챦다며 학생들에게만 무한정 방역수칙 준수를 요구한다면 너무나 이율배반적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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