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교복이라도 있다면…”
“헌 교복이라도 있다면…”
  • 승인 2009.02.1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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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재단 대구본부가 새 교복이든 헌 교복이든 기증할 사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중학교에 진학하게 되었지만 교복을 마련할 힘이 없는 어려운 가정을 돕자는 것이다. 20만원을 호가하는 교복마련은 커녕 먹고 살기도 어려운 때문이다. 대구시민들과 기업이 나서서 적극 도와야 할 절박한 상황이다.

본지12일자 5면에는 박용석(40)씨가 중학교에 진학하는 아들 종성이가 입고 갈 교복을 구하지 못해 애태우다가 마침내 어린이재단 측에 도움을 요청한 기사가 있다. 헌 교복이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소망을 담았다. 사흘에 한 번꼴로 일하면 다행이라는 건설현장의 일용직 근로자라고 하니 어려움이 짐작될 것이다.

박씨는 “교복은 물론이고 낡은 운동화와 초등학교 내내 사용한 책가방 등 학용품을 새로 구입해 신학기 준비를 해주고 싶지만 최근 건설현장의 일이 줄어 월세 10만원 내기도 빠듯하다”고 말한다. 겨울추위에 방마저 내 놓아야 할지 모를 형편에 교복을 마련하고 학용품이며 책가방 도 마련해야 하는 딱한 형편에 놓인 것이다.

어린이재단 대구본부가 최근 지역 내 3천 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20여 가정에서 경제적 이유로 교복을 구입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표본조사였으므로 만약 전수조사를 한다면 그보다 훨씬 많은 가정이 막막한 심정으로 가난을 원망하고 있을 것이 예상된다.

포항 어린이재단의 경우 지역기업의 후원으로 지역 내 모든 기초생활수급자 학생들에게 교복을 지원하고 있다는 말에 부러움을 넘어 수치심을 느끼게 된다. 어린이재단 경북본부 역시 지역 기업들의 후원으로 60여명에게 교복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그에 비해 어린이재단 대구본부에서는 고작 6명에게 교복을 지원하고 있다고 하는 말은 참으로 충격적이다.

흔히 하는 말로 대구가 변변한 국가공단 하나 없는 지역이고 경제가 전국에서 가장 낙후됐다고 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마음만 먹는다면 기초생활수급자 가정의 모든 학생들에게 교복을 지원하지는 못할지언정 속수무책으로 땅바닥만 내려다보고 있는 위기의 가정조차 돕지 못하겠는가.

“3년 전만 해도 대기업에서 후원을 해줘서 교복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에게 교복을 입혀 줄 수 있었다”고 한다. 경기가 나빠지면서 후원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어린이재단의 해명대로 지역경제사정이 너무나 좋지 않은 탓이기는 하지만 경제위기는 전국이 다 겪는 일이고 더욱 경제위기 속에서도 이웃사랑을 멈출 수는 없다. 이들 학생들을 돕고자 하는 시민들과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은 서둘러 어린이재단홈페이지(www.childfund.or.kr)로 신청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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