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시범운영 결과 회수율 45%
올 140여개소 확대 설치키로
“양산 쓰기 적극 장려하는 취지
편하게 사용 후 자발적 반납을”
대구시가 올해 폭염 대응 방안의 하나로 ‘양심 양산 대여소’를 확대 설치한 가운데 지난해 먼저 도입한 지역의 양산 회수율은 절반 이하로 나타났다.
대구시는 올해 대구 전역에 양산 대여소 총 140여 개소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대구시가 운영하는 대여소는 10개소다. 지난해 시범 운영한 동성로·김광석길·두류공원 등 주요 관광지의 관광안내소 6개소에 대구시청 별관·본관, 도시철도 3호선 역사 2개 등 4개소가 추가됐다.
대구시는 지난 5월까지 대여소 설치를 마치고 운영에 돌입했다. 대여 가능한 양산은 총 1천100개다. 이들 대여소는 내달 말까지 운영된다. 이와 별도로 구·군청 차원에서 설치하는 양산 대여소는 130여 개소다. 각 자치구와 동 행정복지센터는 최근 대여를 시작했거나 이달 안에 대여소 설치를 마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양산 대여소에서는 양산 또는 자외선(UV) 차단 우산을 무료로 빌려갈 수 있다. 대부분 대여소가 반납 기한도 두지 않는다. 대구시는 여름철 시민들의 양산 사용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취지에서 이 같은 대여소를 마련했다.
양산을 쓰면 체감온도를 10도(℃)가량 낮출 수 있고, 자외선 차단과 온열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대구시는 지난 2017년부터 양산쓰기 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대구시가 먼저 시작한 뒤 점차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아쉬운 점은 저조한 회수율이다. 대구시가 작년 6~8월 양산 대여사업을 시범 운영한 결과 회수율은 45%로 집계됐다. 수성구청의 경우 지난해 양산 대여서비스를 처음 시작하면서 동마다 양산 48개를 비치했지만, 일부 동에는 현재 20여개(42%) 남은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48개를 그대로 유지 중인 동도 있어 전체 회수율은 80여%를 기록했다.
이들 기관은 대여자가 양산을 스스로 반납하도록 자율에 맡기고 있다. 대여 시 대장을 작성하지만 대여 날짜와 이름 정도를 남기고, 연락처는 작성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양산을 돌려주지 않거나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고장 난 채로 반납하는 사례도 번번이 나왔다.
대구시와 각 구청은 양산 쓰기를 유도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양산을 사용 후에는 자발적으로 반납해 줄 것을 당부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폭염 대응 차원에서 필요 시 자유롭게 사용하고, 또 스스로 갖다 놓도록 하고 있다. 반납은 시민들의 양심에 맡긴다는 의미로 대여함에도 ‘양심 양산’이라는 문구를 붙여 안내한다”라며 “물품이기 때문에 쓰다가 고장이 날 수도 있다. 회수를 일일이 관리하는 건 현실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물량이 부족하다 싶으면 다시 보충하는 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