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EBS 강의선생님,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기고>“EBS 강의선생님,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 승인 2010.08.0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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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년 3월. 2년간의 교편생활과 부모님 격려의 눈물을 뒤로 남기고 육군3사관학교에서 군인으로서의 첫 발을 내딛었다.

임관한지 벌써 3년, 군대는 수직적 조직생활의 첫 관문이었고, 자존감을 가진 한 인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삶의 교육장이었으며, “내 조국을 내가 지킨다”는 자긍심을 심어준 기간이었다. 그런 내게, 최근 EBS 수능 강사의 발언은 가히 충격적이다. “남자들 군대 가서 뭐 배우고 와요? 죽이는 것 배워 오잖아요. 처음부터 그거 안 배웠으면 세상은 평화로워요”

장차 우리나라를 짊어질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고 역사를 전수한다는 현직 교사의 안보관이 미비하다는 현실이 한때는 그녀와 같은 길을 걸었던 사람으로, 현재는 군 장교로, 무엇보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부끄러움을 금할 길이 없다.

군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국토방위를 위해 존재한다. 군이 나라를 지켜주지 못한다면, 개인이 하고자 하는 어떤 일도, 이루고자 하는 그 어떤 꿈도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최근 6ㆍ25 60주년을 맞아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Road No. 1에서처럼 한 동네에서 십 수 년을 함께 살고도 이념의 차이로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눠야 하는 상황이 다시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무자비한 전쟁이 정전 상태임에도, 불과 몇 개월 전 북한에 의한 천안함 폭침으로 꽃다운 46명의 젊은이를 떠나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람들은 군의 필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오히려 비하 발언까지 서슴지 않으니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가슴만 답답할 따름이다.

우리는 군대가 무너지면 그 국민이 남의 나라 압제 아래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역사적 경험을 통해 뼈저리게 느끼고 있지 않은가? 일부 사람들의 생각 없는 발언이 자칫 장병들의 사기저하와 군에 대한 국민의 막연한 불신으로 이어질까 정훈장교로서 우려된다.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군의 존재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군 복무에 최선을 다한 이를 존경하는 문화와 군인이 자신의 신분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이런 분위기 조성은 마땅히 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 각자의 노력이며 바로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 자신의 몫이다.

권소영 (육군 50사단 중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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