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등 낙마가 남긴 정치풍향계는
김태호 등 낙마가 남긴 정치풍향계는
  • 김상섭
  • 승인 2010.08.2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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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국주도권 속 대통령 레임덕 가속화 우려
박근혜, 김문수 존재가치 높아져
여권의 차기 대권후보로까지 격상됐던 김태호 총리후보자와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29일 낙마하면서 향후 정치권 풍향계에 대한 분석이 분분하다.

이들의 낙마는 자신들의 의지라기보다 국회 청문회과정에서 나타난 부도덕성에 대한 국민들의 비난여론이 들끓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쪽은 이명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여권지도부다. 상대적으로 이들의 낙마를 이끌어낸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권의 입지는 강화됐다.

이런 가운데 김 후보자의 낙마를 지켜 본 여권내 유력 차기대권 후보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김문수 경기지사는 검증된 후보군이라는 점에서 갈수록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야당 입지 강화=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김 후보자 사퇴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을 위해서나 이명박 대통령을 위해서 잘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은 이번 인사청문회를 통해서 ‘4+1’ 원칙과 명분을 지켜냈다. 이 정도에서 끝난 것은 참으로 잘된 일”이라고 여유를 보였다.

민주당은 이들 사퇴후보자 외에 뿐만 아니라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의 사퇴도 요구하며 압박의 수위를 늦추지 않고 있다.

향후 정국운영에서 주도권을 확실하게 쥐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김 후보자 청문회에서 민주당과 호흡을 맞췄던 민주노동당, 자유선진당도 같은 입장이며 이 같은 인물을 후보자로 내정한 이 대통령의 책임도 거론했다.

야당의 입지강화는 여당의 입지약화를 부를 전망이다. 나아가 집권 후반기에 들어선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차기 대권지형을 다자구도로 몰아가면서 확실한 국정장악으로 임기 마지막날까지 일로써 평가받겠다던 이 대통령의 계획이 좀처럼 극복하기 힘든 ‘부도덕성’ 이라는 딱지를 붙인 채 심각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일단 청와대가 신속한 사태수습을 통해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는 참신한 인물을 후임자로 선정하게 된다면 상황반전도 예상된다.

하지만 밑바닥부터 훑어나가는 야당의 철저한 검증에 살아남을 인물이 있을지 미지수여서 집권세력의 인재풀은 또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박근혜, 김문수 주가 오름세=차기 대권후보로 거론되던 김태호 총리 후보자의 자진사퇴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와 김문수 지사 진영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박 전 대표는 지명 때와 같이 이번에도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에 언급을 자제했던 박 전 대표의 입장이 계속될 것임을 의미한다. 김문수 지사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을 뿐이다.

지난 8일 김 후보자가 총리후보에 지명됐을 때 “자고 일어나면 총리라고 나타나는데 누군지 모른다”고 신경질에 가까운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것과는 사뭇 다른 신중한 태도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직접언급이 없었으며, 이종현 서울시 대변인이 "이번 청문회는 정치인이 자신이 보거나 생각하지 못했던 영역에서까지 국민의 정서를 생각해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준 계기였다"고 논평했다.

유력 대권후보자 중 누구도 필요이상의 언급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들 주변에서는 “이 대통령의 박근혜 견제가 무산된 것” “역시 대권후보는 하루아침에 등장할 수 없다”는 등의 분석을 내 놓고 있다. 치열한 선거를 통해 여러차례 국민적 검증을 거친 후보라야 향후 점점 강화될 지도자의 도덕적 기준을 충족시킬수 있다는 측면에서 박 전 대표나 김 지사에 대한 세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통해 이 대통령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대권판도를 흔들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의 성공을 통한 재집권 가능성을 높이는데 적극 협력하는 것이 자신의 대권후보 가치를 훨씬 강화하는 방안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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