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자유의 울타리
<대구논단> 자유의 울타리
  • 승인 2010.09.0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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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몽 선 시조시인

“철수야, 그건 위험해. 만지지 마.” “내 맘이야.” 벽에 붙은 콘센트 앞에서 여섯 살 어린이와 엄마의 대화이다. “두만아, 수업 시간이야, 휴대전화는 넣어 둬야지.” “선생님, 내(제) 전화 내(제) 맘대로 못하나요?” 초등학교 6학년 어느 교실에서 선생님과 학생의 대화이다.

“야, 동네 사람 다 깨겠다. 목소리 좀 낮춰.” “야! 소리도 내 맘대로 못 질러?” 자정 가까운 시간, 골목길에서 30대 젊은 아저씨들의 대화이다. 하나같이 자기 마음대로 하는데 웬 간섭이냐는 말이다. 남의 자유를 침해하지 말라는 뜻이겠다.

자유의 의미는 `일방적으로 내·외부로부터의 구속이나 지배를 받지 않고 존재하는 그대로의 상태와 스스로 하고자 하는 것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국어사전에는 `① 남에게 얽매이거나 구속 받거나 하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 일 ② 법률이 정한 범위 안에서 자기 뜻대로 할 수 있는 행위’로 풀이하고 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② 법률이 정한 범위 안’이다. 이것은 곧 자유의 울타리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것을 벗어나면 자신의 자유는 보장받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들 일상생활에서는 법률보다 관례, 규약, 양심 등으로 자유의 울타리를 치고 살아야 한다. 그래야 나의 자유로 인해 남에게 폐해를 끼치는 일이 없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일부의 사람들은 자기의 자유는 무척 소중히 여기면서 그로 인해 폐해를 입는 다른 사람들은 아예 외면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표현의 자유는 울타리의 경계가 모호하기 짝이 없다. 입을 통해 나오는 말은 곧 자신의 생각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 입에 담아서는 안 될 욕설, 비속어들이 방송이나 인터넷을 타고 방방곡곡을 누비고 있는 세상이다.

우리나라의 희망이요, 미래의 역군들이 자라나고 있는 교육 현장에도 거침없이 침투되고 있다. 심지어 인터넷에서는 상대방을 거짓으로 모함하가나 공격하는 말, 국가의 정체성을 해치고 국기를 어지럽히는 내용들이 `표현의 자유’라는 방패를 들고 활보하고 있다.
일제 불법 강제 침탈로부터 광복된 후 우리 국민들 사이에 많이 회자되던 말이 있다.

`자유 아니면 죽음을 달라.’ 이 말은 1775년 영국 식민지로 있던 미국의 식민지의회에서 독립혁명지도자 중 한 사람인 페트릭 헨리가 한 연설의 끝부분에 나온 말이다. `자유를 달라. 그렇지 않으면 죽음을 달라.’ 나라 잃은 국민들에게 자유는 죽음과도 바꿀 수 있는 삶의 가치였음을 가르쳐 주고 있다. 개개인의 올바르고 참된 자유 향유는 국민이라는 국가 차원의 자유 향유로 승화시키는 주춧돌이 된다.

남에게 폐해가 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자신의 자유를 참되게 올바르게 누릴 수 있는 사람으로 교육되어져야 선진 국민의 일원으로 떳떳하게 살아 갈 수 있다. 자라나는 우리들의 2세들부터 이런 교육은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어릴 때부터 가정에서는 부모들이,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이, 사회에서는 지도층 인사들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

가르치는 것보다 모범 보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조급함은 금물이다. 하루 이틀에 혹은 한 해 두 해에 완성되는 교육은 없다. 꾸준히 반복해서 자유의 참된 의미가 체질화 되고 행동화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나가야 할 것이다. 열 번 해서 안 되면 스무 번, 서른 번 반복하는 끈기 있는 지도만이 우리나라 미래의 주인을 참자유인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

이미 우리 사회에는 일부 사람들의 잘못된 자유로부터 받은 폐해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다. 인터넷에서 악질적 댓글로 무고한 사람을 괴롭히는 이들은 나라에서 법률로 엄히 다스려야 한다. 남을 괴롭히는 표현의 자유는 어디에도 설 자리가 없음을 분명히 보여 줘야 한다. 나의 자유가 소중하면 남의 자유도 존중해 줘야 마땅하지만 자기 입장만 고집하는 지독하게 이기적인 사람들이 의외로 우리 주위에 많음에 놀랄 때가 있다.

앞날의 올바르고 참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사회 구현을 위하여 지금부터 어린이들의 올바른 자유 교육과 체질화에 가정, 학교, 사회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코앞의 일에만 정신 팔 일이 아님을 우리 모두 깨달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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