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는 위안부 문제를 다룬 다른 다큐멘터리 영화들과는 명확히 다른 지점이 있다.
일본에서 사는 위안부 할머니가 일본 정부를 상대로 벌이는 법정 싸움을 담은 이 영화에서 할머니를 돕는 사람들은 일본인과 재일 교포들, 즉 일본에 사는 사람들이다.
이는 저 멀리 있는 일본을 향해 분노의 목소리를 쏟아내며 피해자의 슬픔 만을 보여주는 차원을 넘어선다.
영화는 그래서 재일 위안부 할머니 송신도씨의 이야기인 동시에 할머니를 돕는 ‘재일 위안부 재판을 지원하는 모임’(이하 지원모임)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영화를 만든 안해룡(38) 감독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할머니라면 흔히 떠오르는 어두운 이미지는 지우고 밝은 톤으로 송 할머니의 이야기를 그리려 했다”며 “할머니의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할머니와 지원모임 사이의 관계에 어떤 것이 있었는지 궁금했다”고 설명했다.
일본과 중국, 러시아 등을 오가며 다큐멘터리와 사진 등 시각 매체를 통해 재외 동포들의 삶을 담아오던 안해룡 감독은 2005년 지원모임으로부터 송 할머니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지원모임이 건네준 것은 1993년 이후 10년간 직접 기록해 온 사진과 오디오 자료, 비디오 테이프 50개였다. 안 감독은 여기에 비디오 테이프 50개 분량의 인터뷰와 뒷 이야기를 촬영해 다큐멘터리 영화로 완성했다.
안 감독은 “비디오 테이프 안에서 집회를 마친 후 뒤풀이 장소에서 송 할머니가 지원모임의 한 멤버에게 즉흥적으로 가사를 지어 축하 노래를 해주는 장면을 봤다”며 “이 장면에 대한 잔잔한 감동이 영화를 연출하게 된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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