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의 주머니는 날로 얇아만 가고 세상 살아가는 인심이 정말이지 말이 아닌 것 같다. 그나마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스스로 위안을 삼는다. `그래. 옛날에 비하면 모두 부자이지 뭐..허허’. 베이비붐 세대를 살아온 사람들은 배고픔을 아는 사람들이니 그나마 맞는 말이다.
요즘 신문 · 인터넷에 가장 많이 떠도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직업병 때문인지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비정상적 사고에 관한 것들이다. 삶에 지친 어느 일가족의 자살이야기, 여교사와 제자의 스캔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금값 등 우울한 얘기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러나 새벽부터 길거리의 낙엽을 치우는 환경미화원, 밤잠 안자고 아픈 사람들을 병원으로 이송하는 119구급대원, 평생 모은 전 재산을 사회에 기증하는 노부부 등 남모르게 선행을 하는 사람들도 많으니 그나마 살만한 세상이 아닌가 싶다.
어느 듯 온 산에는 단풍이 울긋불긋하다. 일교차가 심하니 단풍도 더욱 예쁘게 물드는 것 같다. 이제는 올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우리 모두 마음의 여유를 가져 볼 시간이 아닌가 싶다. 지금부터라도 그동안 연락 못한 지인들에게 안부인사라도 전하고, 주말이면 가족들과 가까운 등산로라도 걸어보는 마음의 여유를 찾아보자.
직업이 소방공무원이니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당부의 한 말씀을 꼭 전해 드리고 싶다.
하인리히 도미노이론을 보면 모든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불안정한 행동, 불안정한 상태를 사전에 제거하도록 되어 있다. 쉽게 얘기하면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자」란 옛 속담과 같은 이야기이다.
이 모든 것이 마음의 여유와 관련된 얘기가 아닐까. 아무리 바쁜 생활일지라도 한번쯤 먼저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사고 없는 가정,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데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박성기 성주소방서 소방행정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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