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은 다시 흐른다> ⑦문경
<낙동강은 다시 흐른다> ⑦문경
  • 이종훈
  • 승인 2009.02.1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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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聞慶)하면 먼저 문경새재를 떠 올린다. 백두대간의 조령산을 넘는 이 재는 예로부터 한강과 낙동강유역을 잇는 영남대로 상의 가장 높고 험한 고개로 사회, 문화, 경제의 유통과 국방상의 요충지였다.

새재는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 옛 문헌에 초점(草岾)이라고도 해 ‘풀(억새)이 우거진 고개’ 또는 하늘재와 이우리재 사이의 ‘새(사이)’, 새로 된 고개의 ‘새(新)재’등의 뜻이라고도 한다.

낙동강 700리의 발원지가 이곳 새재 고개 마루 제3관문이 서 있는 자리라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문경시가 주장하는 낙동강 발원지에 대한 내용과 경북도가 추진하고 있는 낙동강프로젝트 사업 등에 대해 살펴본다.<편집자주>

세종실록 "낙동강 근원은 황지.초점.순흥"
문경시 "초점은 문경새재 제3관문 옆 조령 약수터"

경북8경 가운데 첫 번째로 꼽히는 진남교반은 S자형 만곡지형인 영강을 끼고 하늘
로 치솟은 기암괴석과 층암절벽이 절경을 이룬다. 문경시 마성면 신현리에 속하며,맑고 푸른 강위로 철교와 3개의 교량이 자연과 인공의 묘한 조화를 나타내고 있다.

◆초점(草岾) 낙동강 700리 발원지

세종실록(권 제150 지리편)에는 경상도 동남쪽에는 큰 바다가 있고, 서쪽은 지리산을 경계로 해 감음현(減陰懸) 육십현(六十峴)에 이르고, 북쪽은 죽령(竹嶺)을 경계로 문경현(聞慶懸 ) 초점(草岾)에 이르는데, 대구군(大丘郡)이 도(道) 중앙에 있다. 동서가 376리, 남북이 448리다. 도 관찰사는 상주(尙州)에 두었고, 관할은 유수부(留守府)가 1, 대도호부(大都護府) 1, 목(牧)이 3, 도호부(都護府) 6, 군(郡) 15, 현령(縣令) 6, 현감(縣監) 34이다.

또 명산이 다섯이라고 했다. 주흘산 문경에 있고, 태백산 봉화, 지리산 진주, 사불산 상주, 가야산 성주에 있다고 적고 있다.

여기에 대천(大川)이 셋인데 첫째가 낙동강이다. 그 근원(根源)이 셋인데, 하나는 봉화현 북쪽 황지(黃地)에서 나오고, 하나는 문경현 북쪽 초점(草岾)에서 나오고, 하나는 순흥(順興) 소백산에서 나와 물이 합류해 상주에 이르러 낙동강이 된다고 기록하고 있다.

문경시는 안동에서 내려오는 강물과 영주에서 내려오는 강물이 합쳐 낙동강을 이룬다는 세종실록 지리지의 기록을 근거로 문경새재 제3관문이 자리하고 있는 초점(草岾), 즉 현재 문경시 문경읍 상초리에 있는 조령 약수터를 낙동강 700리 발원지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문경시는 최근 발원지 주변 정비와 역사적 의미를 받기 위해 향토사학자와 함께 고증을 거쳐 표지석을 세우고 발원지를 후세에 바로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지역의 한 주민 증언에 의하면 초점에서 떨어지는 빗물이 남쪽이면 낙동강물이 되고, 북쪽이면 한강물이 된다고 주장했다.

빗물이 초점지역 남쪽으로 흐르는 물은 조령천을 타고 내려와 진남교반 부근에서 영강과 합류하고 상주 퇴강리(상주시가 주장하는 낙동강 700리 시발점)에서 낙동강과 만나게 된다. 퇴강리 위쪽 예천 삼강리 삼강주막 건너 문경 영순면 지역에도 당시에는 주막과 사공숙소 등으로 번성했다고 하나 현재는 조그마한 절만 세워져 있고 그 흔적을 볼 수가 없었다.

◆ 문경 길체험 루트 조성사업

경북도와 문경시는 낙동강프로젝트 사업으로 문경시 문경읍, 하초, 진안리, 마성면 신현, 하내리, 가은읍 왕릉, 하괴, 와장리 일원에 ‘길체험 루트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문경은 낙동강, 새재길, 백두대간이 함께 공존하는 곳으로 문경새재, 철로자전거, 고모산성, 진남교반, 용추계곡, 선유동계곡, 쌍용계곡, 석탄박물관 등 어느 지역에서도 볼 수 없는 관광자원이 풍부하다.

특히 중부내륙고속도로 개통으로 서울에서 1시간30분, 대구에서 1시간내 거리에 있고, 국도 3호선이 남북으로 문경시내를 관통해 접근성이 뛰어난 곳이다.

특히 문경은 낙동강과 한강을 잇는 가장 짧은 고갯길이었던 새재는 영남의 선비를 비롯한 보부상, 영남의 세곡과 궁중 진상품 등 각종 영남의 산물이 낙동강에서 영강을 거쳐 충주의 남한강과 연결돼 서울 한강 나루터에 닿았다고 한다. 그 때 문경은 한강과 낙동강의 수운을 활발하게 연결시켰던 교통의 요충지였다.
경북도는 이런 역사적, 문화적 배경과 길의 자원이 풍부하게 분포하고 있어 문경새재, 계곡을 잇는 레저스포츠 어메니티 축 조성과 상주의 경천대, 자전거박물관 등의 자원과 연결하는 ‘문경 길체험 루트 조성’을 구상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업내용은 보면, 먼저 영남옛길 복원 및 시간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오는 2013년까지 1단계로 150억원을 들여, 문경읍 하초리, 마성면 신현리에 선비들의 과거길을 복원하고, 시간체험장 조성 등을 문경새재 종합휴양지 조성사업과 연계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하나는 경북선철로 자전거 관련 사업이다.

폐철로를 활용해 철로자전거 체험 및 위락시설 조성을 위해 2013년까지 150억원을 투입, 마성면 신월리와 불정동에 철로복선화, 가은역주변 공원화, 불정역 역사복원, 눈썰매장, 역사테마공원, 펜션열차, 휴게시설 등의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도 150억원이 투자되는 땅밑길 조성사업과 100억원을 투입하는 하천길 조성사업도 2014년부터 연계해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영강 물길살리기 본격추진

경북도와 문경시는 정부의 4대강 살리기와 연계해 문경읍 상초리에서 마성면 신현리~영순면 말응리까지 25㎞ 영강에 올해부터 2011년까지 국비 2천억원을 투자하는 ‘영강물길살리기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세종실록 권 150 페이지 10줄에 낙동강 3개 발원지 '황지.초점.순흥'이 기재되어 있다.

문경 시가지를 가로질러 흐르는 영강 주변에는 올 4월에 착공하는 국군체육부대(상무)와 서울대학교병원연수원이 들어설 예정이며, 문경대학, 승마장, 성보예술촌, 철로자전거 출발역인 진남역이 자리하고 있다.

또 고모산성과 고려 태조 왕건이 견훤에게 쫓겨 토끼길 같은 길로 도망쳤다는 토끼비리, 진남교반, 문경온천, 눈썰매장, 도자기 전시장, 드라마 촬영장 등 많은 관광·문화자원을 끼고 있어 주변 개발이 오래전부터 요구돼 왔다.

이번에 추진하는 영강 물길살리기 사업은 영강의 수질을 개선하고, 생태하천 조성, 주변을 자연과 친화적으로 개발해 주민의 휴식처는 물론 문화자원과 연계해 관광시너지 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경북도는 또 영강주변인 호계면 우로리 일원(우로실)에 ‘우로실 효 생태공원’을 조성키로 하고 올해 기본 설계에 들어갔다.

문경새재 제3관문

문경새재 영남 제3관문 옆에 있는 조령약수터.

올해부터 2010년까지 총 50억원(국비 25, 시비 등 25)예산으로 추진하는 효 생태마을은 전통 우물터(3개소)가 보존돼 있는 자연부락인 우로실 마을에 친수 생태마을을 조성해 마을주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키로 했다.

아울러 국내 유일의 명아주로 지팡이를 만드는 지역인 이곳을 효 생태체험 공원화 해 효 사상 고취 및 자연환경 보전의식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 마을에 조성되는 주요시설은 전통우물터 복원(3곳), 명아주 재배단지, 체험장 및 홍보관, 생태탐방로 등이다.

이밖에도 문경시는 영강의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관광인프라 구축을 위해 ‘낙동강 연결 자연탐방로 설치공사’를 올해 착공할 계획이다.

2011년까지 400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강변에 자전거도로 및 산책로를 설치하고 수변공간과 생태습지를 조성해 자연학습장으로 활용키로 했다.

이런 사업들이 마무리되면 이용객이 2007년 292만7천명에서 2020년 588만명, 2030년 801만8천명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경북도는 전망했다.

신현국 문경시장은 ‘환경대통령’이라는 자신의 저서에서 우리나라 하천의 경우 비가 많이 내리는 여름철에는 물이 넘치고 겨울철에는 물이 없어 건천이 되는 것을 전문용어로 하상계수(河床係數)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하상계수란 하천에 물이 가장 적게 흐를 때와 물이 가장 많이 흐를 때를 비교한 수치다. 한강과 낙동강의 경우 하천계수는 300을 넘었다는 것이다.

물부족 문제는 이제 강 건너 불이 아니라 현실의 문제다. 특히 낙동강 유역의 경우 하천 유지수의 부족은 심각한 상태다. 다음 편에는 신현국 시장으로부터 문경관광자원개발 방향과 낙동강 발원지에 대한 견해, 생태환경의 중요성 등을 들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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